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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샐러던트 유작가 Feb 05. 2023

[2] 교수님과의 밀당. "여보, 이거 소개팅이야?"

교수님 사전 컨택하기

"글로 하면 너무 길어질 테니, 연락처를 남겨 줘요. 전화할게요"

일주일 가까이 답장을 기다렸는데, 교수님의 회신은 매우 간결했다.


약  6개월 전부터 나는 박사과정에 진학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여러 정보를 찾았다. 관심 전공에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손품 발품을 팔며 중요한 내용을 찾고 정리했다. 하지만 가슴속 깊은 갈증이 해소되지 않았다.

연구실이나 교수님께 사전 컨택을 해볼까?


사실 사전컨택은 '양날의 검'이다. 잘되면 입학 확률도 높이고 입학 이후에도 해당 교수님께 지도를 받으며 학업 성취도와 논문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반면에, 잘못되면 입학 자체도 어려워지고, 입학 후 '더 잘 맞는' 교수님을 만나게 되어도 연구실을 바꾸기 힘들다. 일종의 배신(?)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해당 분야에서 가장 '대가'라고 알려진 교수님의 최근 논문들을 찾아봤다. 내가 희망하는 세부 관심분야와 상당히 맞아떨어졌다. 이 교수님께 지도를 받으면 정말 좋겠다는 기분이 들었다.

용기가 생겼다. 정공법을 선택하기로 했다. 나를 소개하며 궁금한 내용을 문의하는 메일을 보냈다.

떨리고 조심스러웠지만, 어쨌든 문을 두드리고 나니 후련하기도 했다.


그런데... 월요일에 메일을 보낸 것 같은데, 벌써 금요일이네? 나 교수님께 차였나?

그날 오후 답장이 왔다. 딱 한 줄이었다.

"글로 하면 너무 길어질 테니, 연락처를 남겨 줘요. 전화할게요"


설렜다...

대학생 시절 소개팅을 할 때보다 가슴이 더욱 쿵쾅거렸다.

흥분을 가라앉히며 내 휴대전화 번호를 적어서 다시 메일을 보내드렸다.

곧 전화가 오겠지?

서른 중반이자 애기 아빠인 내가 연애감정(?) 비슷한 것을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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