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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Jul 14. 2023

한 글자로 온 업무 메신저

미움받고 있다는 느낌

공용 캐비닛에 보관 중인 서류를 찾기 위해 열쇠의 행적을 찾았다. 같은 부서 직원들이 조수진 씨를 말했다. 조 선생이 가지고 있으니 달라고 하라고 했다. 조 선생에게 업무 메신저를 보냈다. 캐비닛 열쇠가 필요하다고. 수업이 있었는지 몇 시간 후 내 자리로 찾아왔다. 찾아도 없다고 했다. 부드러운 표정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주사님께 부탁해서 열면 된다고 말했다. 열쇠가 없다고 해도 큰 일은 아니다. 문을 강제 해제하고 주사님께 새 열쇠를 부탁하면 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물론 주사님이 좀 번거롭긴 하지만 업무가 바뀔 때마다 가끔 있는 일이다.


이전 책임자인 조 선생님이 열쇠를 보관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고 다시 현 담당 선생님께 물었다. 서랍에서 열쇠 꾸러미를 꺼내더니 ' 아~~~~~~~~~ 여기 있었네!' 하고 말했다.


즉시 업무 메신저를 켜고 메신저를 보냈다.


'번거롭게 해서 미안합니다. 찾느라 수고하셨죠. 열쇠는 박선생님이 갖고 계시네요. 죄송합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이모티콘'


답장이 왔다


'네'


글자다


이 싸한 분위기는 뭐지?

전 담당자와 현 담당자 사이에서 손가락질하는 방향으로 몇 번 두리번거리다 보니 이런 난처한 처지가 되었다. 서랍에서 극강의 단맛을 보유한 마들렌 하나를 꺼내서 원샷했다. 금요일 저녁 초과근무에다 밖에는 비바람 불고 탁구대에서 양쪽으로 두드려 맞는 흰 공이 된 기분이다.


무엇을 잘못했나 복기해 본다.

실수에서 배우려고 노력한다. 묻지 말았어야 했나. 문을 부수고 열었어야 했나. 평소 비호감이었다가 오늘 딱 걸려 봉변을 당한 것인가. 평소 찍히지 않으려는 노력엔 무엇이 있나? 주말에 생각할 문제가 한 보따리다.


단맛의 마들렌과 차 한 잔과 오랜 침묵.

마지막으로 브런치에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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