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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별 Mar 16. 2023

쉬고싶다

매번 특허 명세서를 작성하다 보니 현타가 온다. 매번 새로운 건을 시작 할 때마다 새로운 발명의 기술과 관련한 공부를 해야 하니 뇌가 지쳤나보다. 출원인들이 발명을 해오긴 하지만, 무형의 발명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또다른 창작의 영역이다. 때로는 발명을 보완하기 위해 여러가지 구현예들을 제안하다 보면 내가 발명자가 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수험생때보다 더 많이 공부하는 기분이다.. 한달이라도 쉬고 싶다는 욕구가 밀려오지만 쉴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우울한 감정을 달고 꾸역 꾸역 해나가야 한다. 


매일 출근하고 자리에 앉으면 숨이 턱 막힌다. 그래도 월급은 받으니 주어진 일은 해야지. 조용한 노래를 들으면서 머리를 비운다. 일들이 쌓여 있지만, 당장 해야 하는 그 일 하나만을 생각하며 몰입한다. 일을 하다가 몰입이 깨지는 순간이 온다. 몰입이 깨지면, 우울한 감정이 다시 밀려온다. 추진력을 잃지만, 잠시 쉬었다가 다시 키보드를 두드린다.


힘들지만, 변리사가 된 것을 후회하진 않는다. 그냥 잠시 쉬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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