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11-같은 엄마, 다른 엄마 (짧은 에세이적 소설) #결혼준비 갈등
D: 내가 모르는 사람들을 왜 초대해야 해?
M: 어휴-으 , 넌 왜 이렇게 이기적이니. 이게 너만의 축제라 생각해?
D: 당연하지, 내 결혼식이잖아. 그럼 누구를 위한 파티라는 거야? 뭘 기대한 거야?
M: 내가 이렇게 예쁜 딸을 키웠다. 멋진 남자랑 내 딸을 결혼시킨다. 나도 이제 사위 생긴다. 알리는 자리지. 내 잔치이기도 해.
D: 결혼하기론 내가 결심한 거야. 내 의지로 하는 거라고. 근데 나한테, 너무 큰 역할을 기대하는 거 아냐?
요즘 결혼을 안 하기도, 또는 하고 싶어도 못하기도 하는데. 너무 배부른 거 아냐?
난 간단히. 단순히. 소박하게 하고 싶단 말이야. 돈도 너무 많이 들어. 요즘 결혼 비용이 얼마나 비싼 지 알아? 왜 결혼으로 돈 먹고 돈 뱉는 놀이를 해야 하냐 말이야. 칠순, 팔순 잔치할 때 그때 초대하고 싶은 사람 마음껏 불러. 나는 그때 내 친구들 안초대할 거야.
M: 막말을 하는구나 아주- 결혼하기로 결심은 네가 했지만, 선택은 같이 하는 거야. 누가 사치스럽게 화려하게 하래? 넌 내 딸이야. 내가 낳았어. 애지중지 내가 키웠어. 그러니 네 결혼식을 어떻게 할지 나에게도 선택권이라는 게 있어. 결혼 비용을 누가 네가 다 내라 했니? 우리도 돈 있다- 그리고 내 손님이 네 손님보다 더 많을 수 있어.
D: 아- 도돌이표. 결혼할 결심은 내가, 결혼식 결정은 엄마가?! 나, 독립하는 거 맞아? 성인이 된 자식.
다 키운 자식이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독립하고 싶다는데 왜 자꾸 방해를 하는 거야.
나도 내 마음대로 하고 싶단 말이야. 한 번 밖에 안 입을 한복, 한 번 밖에 안 입을 피로연 원피스,
난 관심도 없는 명품까지 - 살림살이도 말이지 내가 진짜 내 취향 양보하고
이태껏 내가 많이 엄마한테 선택권을 줬..!
M: 이놈의 계집애가 정말. 그만 말해 그만 말해 - 듣고 싶지 않아. 뭘 알지도 못하는 게. 도와줬더니 말을 또 그렇게 하니!
넌 왜 이렇게 예민하고 고집스럽니 진짜.
왜 말길을 못 알아듣는 거야. 나도 자랑하고 싶어.
내가 언제 또 그렇게 곱게 한복 입고, 기분 좋게 사람들을 만나겠니. 내가 언제 어떻게 될 줄 알고.
넌 이게 다 큰 독립한 자식이 보이는 효냐?
이번에 하는 한복, 내가 죽을 때 입고 갈 거다.
더 이상 이야기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