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집 프로젝트 두 번째 시
<그리움은 초기화의 영역이다>
평생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은 것
그런 것들은 꼭 나를 떠나간다.
단골이었던 카페도, 영원히 친할 것 같았던 친구도, 회사에 들어가기 전의 간절함도,
항상 집에 돌아가면 있는 가족들과 강아지도, 갖고 싶다는 욕망도, 여기만 벗어나면 행복할 것 같다는 희망도,
내가 아끼고 사랑했던 물건도, 내가 그토록 좋아했던 음식도.
다 어디로 가는 걸까?
그리고 어디로 떠났을까?
어디인지 모를 정착지에 잘 도착하였을까?
그리움이란 감정은
공허가 있어야지만 알 수 있다.
그리움이란 감정은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 만든다.
그리움이란 초기화의 영역이다.
헌 감정이 새 감정이 될 때까지
우리는 불영생들의 정착지를 찾아
빙빙
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