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빔프로젝터
강릉 여행을 갔다가 감성적으로 꾸며놓은 airbnb에 머물렀다. 그곳에 설치되어있던 빔프로젝터를 사용해 보곤 빔프로젝터가 좋아졌다. 빔프로젝터 하나면 방의 분의 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약간은 어설프게 꾸며 노은 공간도 개인 영화관으로 탈바꿈해 준다. 게다가 빔프로젝터의 레트로한 감성은 숙소에서 더 머물러야 할 이유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실제로 하루 더 연장해서 머물렀다). 여행의 하루를 마무리하고 영화를 보는 것이 기다려 기지까지 했다.
사람도 분위기를 바꿔버리는 능력이 있을까? 사람은 인터넷 접속이 안되고(요즘에 나오는 빔프로젝터들은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인터넷, OTT까지 시청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렌즈로 감성적인 영상을 쏘는 능력이 없다. 외모를 꾸며야 하나? 스타일링을 바꿔야 하나? 내가 생각하기엔 사람이 분위기를 바꾸는 방법은 말에 있다. 평범한 일상에서 자주 만나는 사람도 말 한마디에 달라 보이기도 한다. 빔프로젝터처럼 눈에 보이는 것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능력은 없지만, 인간에게는 말로 청각을 자극해 분위기를 전환시킬 수 있다.
인스타숏츠를 보다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칭찬하는 콘텐츠를 하는 인플루언서를 본 적이 있다. 그 인플루언서는 길거리를 지나가면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사소한 칭찬을 건넨다. 예를 들어 재킷 예쁘네요, 당신의 미소가 아름다워요!, 오늘 스타일링 좋은데요!, 당신의 헤어스타일 멋저요 같은 것들이다. 그 인플루언서가 정말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인플루언서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좋아하며 미소를 짓고 감사하다는 표현을 한다.
이 같은 예시는 처음 연애를 시작했거나, 청혼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찾아볼 수 있다. 상대를 기분 좋게 해 주려는 목적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말로 상대를 홀려 버린다. 상대는 그 순간을 인생에서 가장 황홀한 순간으로 기억하지도 모른다. 분위기 전환의 정점이다. 아마도 정말 진심이 담긴 순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칭찬은 아침 출근길에 하면 더욱 분위기 전환에 효과적인 것 같다. 아침 출근길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극소수 일 것이다. 아침 출근길에 누군가가 나의 사소한 부분을 칭찬해 준다면(예를 들어 위 인플루언서와 같이 스타일링 리아든가) 출근길의 안 좋은 감정은 날아갈 것이다. 하루의 시작을 이렇게 시작하면 하루가 기분 좋아질 것이다.
목적이 있건 없건, 너무 과하지 않은 칭찬은 상대를 기분 좋게 하고, 그런 상대를 보는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분위기 전환이 필요할 때 칭찬이라는 도구를 사용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