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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길 잘했다.

몇년은 더 해야할듯.

by 태생적 오지라퍼

눈이 많이 왔고 초행길이니

강의 시간보다 훨씬 일찍 출발한다.

네비게이션 언니는 고속도로가 아니고 국도로 나를 인도한다.

그 언니 말에 절대복종했고

큰 도로는 다행히 제설작업이 완료되어

무사출근에 성공한다.

가장 힘들었던 구간은 학교에 진입해서 부터이다.

계속 오르막인데 중간에 섰다가는 뒤로 밀릴지 모른다.

쉬지않고 계속 천천이 올라가는 신공을 발휘한다.


금요일 수업듣는 학생들이랑은 많이 친숙해졌다.

소수라는 점은 학생들의 잠을 참게 해주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사이비 과학과 과학을 구별하는 방법과 대책이 이번 주 강의 토픽이다.

<할머니가 관절염 퇴치를 위해 만병통치 옥장판을 100만원을 주고 산다하신다. 효용과 가격이 적당하지 않음을 어떻게 설득할것인가?> 에 대한 과학적 사고를 기반으로 하는 창의력을 발휘해보자고

마무리 질문을 던졌더니 다양한 대답이 나오는데

그 중 최고는 단연

옥장판보다 손자손녀의 마사지가 더 효과적이고 이야기하고 마사지를 해드린다이다.

당연히 그럴것이다.

자주 찾아뵙는것 만으로도 아마 만병통치가 될것이다.


퇴근이 더 걱정이었다.

금요일이라 더 오래 걸릴것이라 예상했으나

서울 인근에서 꽉 막히는 그런 상황이 없으니

도착시간은 서울일때나 비슷하다.

단,

지는 해를 마주보며 오느라 선글라스가 필수라는 점과

앞 유리창이 너무 더럽다는 점만 고려하면 되겠다.

이곳에서의 첫 출퇴근을 마무리하고

이제 휴가를 내고 이틀 동안 이사뒷처리를 도와준

아들 녀석 저녁을 차려주고 오송역까지 배웅하려 한다.

운전하길 잘했다.

아니면 도저히 실현불가능한 동선이다.

아들 녀석 발밑에 꼭 붙어자던

고양이 설이도 나 만큼이나 서운할것이다.

아들 녀석과 물리적인 거리가 멀어지는 것 말이다.


(와우. 오송역은 공항인듯 엄청 크다. 조치원역이랑은 비교가 안된다. 이제 오늘 하루 운전 몫이 끝났다. 수고했다. 나의 오래된 자동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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