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은 보물찾기 중
포장이사를 하는 편리한 점 10가지 중
단 하나의 다소 불편한 점 한 가지는
이삿짐을 어느 곳에 풀러두었는가를
내가 속속들이 다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에는 가장 중요하게 짐을 풀어서 정리하는
그 순간에
나는 전입신고 이슈 건으로 읍사무소에
갔다 와야했으므로
제대로 보지못했으니 더더욱 그렇다.
어딘가에 잘 넣어두셨을 이사 전문가의 의도를
이 집 구조가 아직 머릿속에 들어와있지 않은
내가 미처 파악하지 못하는 것인게다.
일단 이 집은 다이닝 공간이 이전 집에 비해서 넓다.
따라서 개수대와 조리대 인근에 붙박이 장이 많으니
많지도 않은 나의 음식 조리 도구들이 어디에 들어가있는지 찾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소요하고있는 중이다.
하루에도 몇번씩 여러 곳의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고 있다.
문 닫는 소음방지 스티커 사가지고 온 제부 센스가 최고이다.
아직 내 머릿속에 조리도구 위치 맵핑이 안되어 있는 셈이다.
어제는 남편 애정템 전기포트와
나의 마시는 형태의 마그네슘약을 찾는게
가장 난이도 높은 보물찾기였다.
다행히 오늘도 춥지 않은 날씨가 예보되어 있으니
두 번째 산책을 나가 집 주변의 보물찾기를 계속할 예정이다.
그래도 이곳에 오래 거주한 막내동생이 있으니
나의 직관과 촉으로 찾은 맛집 등을 검수해주는 재미가 있다.
어제 내가 찾은 솥밥 맛집은 이전에 더욱 유명해서
줄 서서 먹는 곳이었으나
이전 집은 조치원역 근처로 이전했다고 한다.
역 근처에서 시간이 날 때 들러보면 되겠다.
입구가 심플하고 예뻤던 베이커리 카페는 깜빡하고 물어보지 않았는데
당분간 카페 갈 일은 없을 듯하니 천천이 물어보면 될 것이고
주변에 약국이 없다하니 역 근처나 서울 가는 길에 사가지고 와야할 것 같고
출퇴근길 경로에 있는 주유소를 찾는 보물찾기를 해봐야겠다.
대충 아들 녀석 오송역까지 데려다주면서 주유소는 봐두었는데
그 길이 출퇴근길인지는 아직은 가늠할 수 없다.
내 방 창문으로는 일출뷰가 가능하고
남편이 사용하는 안방 창문으로는 논밭뷰와(서울에서는 보기 드문 뷰이다.)
달뷰가 가능하다는 것이
지난 주 목요일부터 오늘까지 찾아낸 보물찾기 성과 중 최고이다.
18층이니 구름과 가까워진 것은 물론이고 말이다.
후배가 보내주는 사진의 뷰가 너무 멋져서
도대체 몇 층에 사냐고 물어봤더니 46층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46층 아파트도 있구나.
뉴욕에만 있는 줄 알았다. 광교에도 있구나.
잠시 생각해보면 어지러울 듯도 하지만
아래를 내려다보고 사진을 찍을 때 빼고는 못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23층 한강뷰에 살았던 경험에 비추어보면 말이다.
익숙해지면 그렇다.
보물이 바로 앞에 있는데도 못찾거나 당연하게 흘려보내게 된다.
그런데 나만 보물찾기 중은 아니다.
고양이 설이도 끊임없이 새로운 공간과 짐들 사이에서 자신이 숨거나 즐거움을 느낄 곳을 찾고 있는 중이다.
어제는 그 보물찾기에 지쳤는지 낮잠도 밤잠도
푹 자더라.
물론 위치는 내 침대 위나 책상위 등 내 반경 1M 이내이다. 겁쟁이 스타일이다.
이렇게 고양이 설이에게 듬뿍 애정을 받는 시간도 보물찾기 만큼이나 즐겁다.
오늘의 보물찾기 시작해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