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태생적 오지라퍼 Jun 15. 2024

늙지않은 혼밥요리사의 비밀 레시피 55

통영 음식점 탐방

이번 주 의도치 않게 통영 요리를 두 번 먹게 되었다.

목요일 이른 저녁은 이촌동 음식점에서, 일요일 점심은 선릉역 인근 음식점에서 였다.

물론 메뉴는 달랐다.

목요일은 성게알덮밥과 부추꼬막비빔밥, 오늘은 톳두부솥밥과 회덮밥과 고등어구이였다.

두 식당의 공통점은 건강하고 싱싱한 맛이라는 것이었고

차이점은 목요일은 약간 퓨전 형식이고 오늘은 한식 고유 형식이었다는 점과 

그릇을 비롯한 푸드 데코레이션의 차이 그리고 그것에 기반한 가격 차이였다.


사실 성게알은 내가 그리 좋아하는 음식 재료는 아니다.

나는 해산물 비린내에 지극히 예민하고 날 것과 미끈거리는 식재료를 선호하지 않는다.

컨디션이 나쁜 날은 특히 비린내를 못 견딘다. 

따라서 생선 요리를 하거나 먹는 날은 컨디션이 최상인 날이다.

그런데 사장님 추천 메뉴였던 목요일의 성게알덮밥은 비린내와 날 것의 냄새가 하나도 나지않았고 

부드럽고 달달하기도 하면서 김에 싸먹으면 최고였다. 단, 가격은 좀 비쌌다.

꼬막비빔밥을 하는 식당은 여러 곳이 있다. 부추를 넣는 곳도 많이 있다.

그러나 부추꼬막비빔밥의 핵심은 비빔장이다. 

비빔장이 과하면 꼬막 본연의 맛을 못느끼게 되고 

비빔장이 부족하면 꼬막 냄새가 너무 나게 된다.

따라서 균형을 이루는 딱 그만큼의 비빔장 농도가 필요하다. 그날 음식은 그 농도였다.


톳두부솥밥은 밑반찬과 함께 하니 그 맛이 배가 되었다.

오늘의 밑반찬은 매운콩나물무침, 꽈리고추멸치조림, 가지볶음, 무조림, 미역국과 함께 였는데 

이 반찬과 솥밥이 잘 어울리면 서로의 맛을 높이는 시너지효과가 있었다.

마무리는 솥밥에 물을 부어 두었다가 숭늉처럼 먹는 것이었는데 깔끔한 마무리로 만족감을 주었다.

회덮밥과 고등어구이는 예상하는 그 맛이라 별달리 특별한 것은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통영이라는 지명에 특화된 음식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이 식당은 강남이라는 위치임에도 가격대비 효율성이 훌륭했고

봄철에는 서울에서 흔하지 않은 멸치쌈밥과 도다리쑥국을 한다고 하니

내년 봄에 잊지 않고 다시 들러보고 싶다.


그 많은 식당 중에 재방문 의사가 생기는 곳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는 않다.

그리고 재방문을 한다해도 단골이 되어야겠다고 마음 먹게 되는 곳은 더더욱 많지 않다.

이번 주에 간 통영 음식점 두 곳은 모두 재방문 의사가 있다.

그리고 맛난 음식을 먹은 하루는 기분이 좋다. 

마치 응원하는 팀이 경기를 이겼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그런데 이리 기분좋게 잘 먹었더니 졸음이 쏟아지는 것은 왜일까?

주말이라는 것을 자동으로 알아차리는 내 몸이 신기할 뿐이다.


작가의 이전글 늙지않은 혼밥요리사의 비밀 레시피 5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