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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생적 오지라퍼 Jun 26. 2024

늙은 과학 교사의 수업 이야기  52

여름방학을 맞이하기 전에 해야할 일들

교육부와 교육청 모두가 열심히 추진하는 두 개의 사업이 있다.

바로 AI 교육과 생태전환교육이다.

2022 교육과정이 내년부터 시작되면 각 교과별로 생태전환교육이 포함되어야 하고

(사실 지금까지도 관련 내용에 포함되어서 운영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굳이 실천 여부등을 명확히 표현하지 않았을 뿐이다.)

AI 교육은 교직원 모두가 연수를 받아야 한단다.

(사실 AI 교육의 영역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도 아직 잘 모르겠다만...)


오늘은 서울시교육청 생태전환교육 실천지원단의 워크숍으로 기후변화 관련 사진 전시회 관람이 있었다.

사진으로 알아보는 기후위기에 대한 공감이 목표였는데

공연 관련자로부터 멋진 사전 설명을 듣고 나니 

사진에 대한 이해도는 높아졌으나 사진을 내 스스로 꼼꼼이 살펴보고자 하는 의욕은 조금 줄어들었다.

그러니 어디까지 설명해주고 어디까지는 활동자의 생각에 맡길 것인지를 결정하는 일이 

모든 체험활동이나 수업의 티핑 포인트가 된다. 

그것이 경험많고 노련한 사람이 잘 하는 일 일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는 사람의 머리에서 가슴까지이고

기후변화에 대한 행동을 지체 없이 할 때가 되었다는

최재천 교수님의 글을 읽지 않아도 오늘 본 사진으로 알 수 있는 위기감과 아픔이 있었다.

오늘 관람한 사진 중 가장 멋진 사진 하나를 올려두었다. 축구공으로 표현된 우주이다. 

플라스틱이나 우리가 사용하다 버려진 것들로 꽉찬 우주를 표현했다고 나는 작가의 의도를 이해했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준비한 특강이 있다.

먼저 기상현상을 배우는 3학년에게는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에 대한 이론 내용을 듣고 미세먼지 간이 측정기를 만들어보는 활동이다.

물론 전문가를 초청한다.

방과후 희망자를 대상으로는 국립생태원에서 만든 방탈출게임 형식을 활용한 온라인게임을 진행한다.

AI와 생태전환교육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형태라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

전문가를 초청할 수 있으면 공개수업으로 진행해볼까도 생각중이다.

공문을 잘 살펴보고 신청하면 무료이면서 고퀄리티의 수업이 제공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나는 공문을 꼼꼼이 살펴본다.


마지막으로는 방학식날에는 지질, 생태 투어 및 천체 관측 행사를 진행하려 한다.

이미 30여명의 학생들이 신청했고(신청의 이유는 모두 다 다를 것이다만)

연천지역의 지질학적인 의미가 있는 재인폭포, 은대리 주상절리, 습곡을 보면서 

주변 생태를 살펴보고 다시 학교로 돌아와서는 천체 관측을 하는 일정이다.

나의 마지막 과학캠프인 셈이다.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를 초빙했다. 

물론 멋진 후배들이 기꺼이 참여해주었다. 소정의 강사료는 주지만 돈을 보고는 못할 고생길이다.

오늘은 과학캠프 참가자들을 위한 손수건을 주문 제작 의뢰했다.

날이 더울테니 목에 둘러서 피부가 타는 것도 방지하고 흐르는 땀도 닦는 용도로 준비했다.

그 손수건에 문구를 하나 새겨 넣으려 한다.

그 문구는 요즈음 많이 사용되는 [Ready!  Climate Action] 이다.

이쯤하면 생태전환교육 실천지원단으로서의 나의 몫은 다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세가지 행사가 끝나면 비로서 나의 마지막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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