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지않은 혼밥요리사의 비밀 레시피 94
다이어트 업계의 오래된 전설적인 방법
3오늘은 한때 다이어트 업계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식단 관리에 질리지 않는 방법에 대한 노하우를 적어볼까 한다.
아들 녀석이 이 글을 보지는 않으리라 확신하면서 말이다.
식단 관리는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한 가지 음식으로만 버틴다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한때 원푸드 다이어트 식단이 유행이었던 때가 있었다.
닭가슴살만 먹는다던지 과일만 먹는다던지 샐러드만 줄기차게 먹는 것은
나에게는 형벌일 따름이지 즐거운 마음이 들지 않는 방법이었다.
즐겁고 기다려지지 않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지 오래갈 수가 없다.
심지어 짝사랑이나 덕질도 그렇다.
내가 해봐서 잘 알고 있으니 식단을 하는 아들 녀석에게도
조금은 기대되어지는 어제와는 다른 다이어트 식단을 준비해준다.
국이나 찌개를 안끓이니 나의 식사 준비 시간은 줄고 설거지도 간편하다.
그러나 나도 고통 분담 차원으로 다이어트 식단만을 함께 먹는 것은 2% 심심하다. 아니다. 족히 5%는 부족하다.
아들이 오기 전 살짝 오이무침도 먹고 갓김치도 먹고 신김치도 볶아먹는다. 물론 비밀이다.
아들은 위한 식단은 일단 샐러드를 준비한다.
주 메뉴는 소고기를 구울 때도 있고 닭가슴살을 구울 때도 있다.
이상하게도 나는 오리고기는 좋아하지 않는다.
돼지고기는 수육으로 만들어 기름기를 쏙 뺀 것을 주기도 한다.
두부를 구워주거나 도토리묵을 줄 때도 있다.
가끔은 특식처럼 한번 물에 데쳐서 기름기를 뺀 소시지를 주기도 한다.
밥은 일주일에 한번 정도 현미밥으로 작은 주먹밥 형태로 제공한다.
그리고 함께 야채를 굽거나 무수분으로 삶는다.
당근, 감자, 고구마, 양파, 브로컬리, 버섯 등 냉장고에 있는 것들을 적절하게 분배한다.
일주일에 두 번쯤은 달걀을 삶는다.
다이어트 식단은 상대적으로 뻑뻑한 음식 기분이 드니
달걀은 반숙으로 삶아주는 센스를 발휘한다.
그리고 가끔은 마른 김을 구워 같이 준다.
며칠 먹어서 질리는 샐러드 야채를 김에 싸서 먹으면 또다른 식감과 맛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또 질릴 때가 되면 고수나 샐러리, 바질, 루꼴라, 파슬리 같은 향이 나는 채소들을 덧붙이거나
치즈나 후추등의 양념을 활용하면 기분전환이 된다.
과일은 아들이나 나나 평소에도 별로 많이 먹는 스타일은 아니다.
소량씩 다른 종류를 먹는 것을 선호한다.
며칠 전 생일을 맞아 멋진 후배가 이런 상황을 아는 듯 과일바구니를 보내주었다.
애플 망고, 귤, 오렌지, 사인머스켓 포도, 자몽, 대추방울 토마토를 조금씩 섞어보내주어 요긴하게 활용하는 중이다.
닭가슴살이 물릴 때가 되면 길고 가느다랗게 썰어서 당근이나 양파, 대파와 함께 살짝 볶아주면 다른 음식같이 변신한다. 오늘은 이것이 메인이다.
다이어트의 길을 멀고도 험하다.
해본 사람만이 안다.
배가 고프면 잠도 안오고 말똥말똥 해지고
모든 일에 관심조차 사라진다.
무조건 굶는 것은 미련한 일이고(그것은 운동 선수들의 극단적인 방법일 뿐이다.)
천천이 오래 씹으면서 맛있다는 느낌을 주는 식단을 약간 모자란 양 만큼 먹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샐러드는 소스를 최소한으로 하고
양념이 강한 음식과 튀긴 음식은 가급적 피한다는 점이 핵심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마냥 즐거울 수 만은 없는 다이어트 기간 동안 아들 녀석은
매일 매일의 음식을 정성껏 사진을 찍는것으로 버티는 듯 하다.
그리고 그 사진을 아마도 썸녀와 공유하는 것을 보니 썸녀도 함께 다이어트 중일까?
목적이 뚜렷한 다이어트일수록 성공 확률은 높다.
궁금하기짝이 없으나 이야기해 줄때까지 절대 물어보지는 않으리라.
그나저나 나와는 다르게 아들 녀석은 얼굴부터 살이 빠진다.
얼굴형이 조금은 갸름해졌다.
2Kg 은 줄어든것 같다.
오랜 전문가인 나의 정확도 높은 눈바디 측정값이다.
(방금 전 출근지하철에서 호박.감자 등 다음주 식단관리용 장보기를 끝냈다. 주말에는 아들 녀석은 데이트중일테니 입맛도는것을 먹어야겠다. 준비 안해도 된다. 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