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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우총 Feb 07. 2024

<웡카>와 초콜릿 공장

희망찬 구름 뒤의 한 줄기 빛 초콜릿

오늘 아침 <웡카>를 보고 왔다. 

주연의 비주얼도 그렇고 어릴적 보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추억으로 보고 싶던 영화였다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번개같은 다람쥐 초코렛" 세 알이다

1. <웡카>는 우리가 보던 초콜릿 공장의 윌리 웡카가 아니다

2. 뮤지컬 영화로, 넘버들로 이야기를 진행함

3. 주연 한 명의 독무대, 동화같은 이야기





일단 고백하자면, 나는 초콜릿 공장의 윌리 웡카를 생각하고 영화관에 들어갔다.

키 비주얼만 보고 당연히 그런 영화일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확실히 다른 인물이었다.

이런 청년이 사회의 풍파를 맞으면서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웡카가 되었다면

아이들에게 이만한 악몽이 없을거다


이제 감상평을 남기겠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같은 이야기다.

요즘답지 않은 점 중 하나다. 악역을 만들 때도 억지로 입체성을 부여하는게 대세지만

이 영화는 그렇지 않다

오랜만에 보는 한결같이 우스꽝스럽게 묘사되고, 단순한 악당이었다

오히려 어떤 사람에겐 이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겠지만


웡카 가게의 화려한 비주얼에서 오랜만에 추억이 떠올랐다

넘버들이 꽤 많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을 거의 전부 넘버로 처리해버린다

그런데 이런 넘버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지지가 않았다



속삭이듯이 시작해서 가슴을 울리는 드럼비트로, 음악과 연출이 끈끈하게 뭉쳐있다.

내가 뮤지컬 영화에 무지해서

<레미제라블>밖에 비교할 대상이 없는데

극중 인물의 감정 변화를 묘사하면서 곡이 나오거나

하나의 큰 일 앞에 인물들의 서사가 모여드는 연출에서 곡이 등장하면

정말 숨이 가빠진다. 빠져들게 된다


no daydreaming, 3 pound penalty

그런데 여기선 다르게 쓰였다

한 일의 진행과정을 그대로 넘버가 표현한다.

고조되는 감정, 교차되는 관점..... 대비가 없으니까

곡이 밋밋하게 느껴진다. 광대같은 가짜 경쾌함을 느꼈다


쉬운 비유들이 많다. 플라밍고, 초콜릿, 귀족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은 한다

가벼운 스토리와 후 불면 쓰러질 거 같은 캐릭터들과 함께

원초적인 단 맛을 즐기는 초코렛과 같은 영화니까

우린 그냥 입에 넣고, 단맛을 감상하면 되는거다


가장 좋았던 넘버인 'pure imagination.' 찾아보니 과거 작품의 오마주라 한다

하지만 이미 너무 많은 초코렛을 먹어본 어른들은

초콜릿 하나에도 달고, 쓰고, 시고, 풍부한 맛을 기대하기 마련인 거 같다.

내가 동심에서 멀어졌다는걸 느끼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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