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좀 생겼다
돈이 좀 생겼다.
남편이 차를 운전하며 은행에 같이 가면서 사천불을 세어서 주었다가 조심성이 많이 부족한 남편이 걱정이 되어 "내가 은행에 가서 줄 테니 도로 주세요." 했더니 굳이 자기가 가지고 있겠다고 해서 패딩 안주머니에 잘 넣어 두라고 했다.
은행 파킹랏에 차를 주차하고 내려서 "ㅇㅇ엄마 먼저 들어가서 일 보고 있어." 담배에 불을 붙이며 남편이 말했고 나는 먼저 일을 보려고 한 발짝 움직였는데 갑자기 남편이 "어... 어...: 무척 당황한 신음 소리를 내어서 돌아보니 $50짜리 지폐 80장이 바람에 사방으로 흩어져 날리고 있었다.
순간 "어떡해.. 어떡해." 반복하면서 손은 미친 듯이 빠르게 지폐를 줍고 있었고 파킹한 차들 밑으로 기어 들어가서 줍고 또 거친 바람에 자꾸만 어긋나는 것에 당황해하면서 줍는 대로 구겨서 핸드백 속에다 마구 집어넣으며 남편과 둘이서 바람과 씨름하며 정신없이 주워 담았고 더 이상 눈에 지폐가 보이지 않자 남편에게 뒤를 챙겨 보라 하고 나는 차 안으로 들어와서 지폐를 세어보기 시작했는데 남편이 몇 장의 지폐를 더 갖다 주었다.
우선 구겨진 지폐들을 펴고서 세어보니 78장이었다.
일단은 한숨을 돌리고 다시 차에서 내려 구석구석 살펴보았지만 오리무중이었다.
바로 옆 도로로 날아갔는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고 결국은 포기하면서 나의 신에게 기도했다.
"그 돈 $100 정말 꼭 필요한 사람이 얻게 해 주세요."
영화 속에서나 보던 돈을 흩뿌리는 장면을 내 눈앞에서 보게 될 줄이야...ㅎ
"그러니까 내가 은행에 가서 준다고 하지 않았냐? 제발 내 말 좀 들어요." 한소리 하고 일단락되었는데 너무 어이가 없어서 물어보았다.
"도대체 왜 그랬어요?"
남편의 대답이 "패딩 안주머니가 구멍이 났더라."였다.
오늘따라 평소에 잘 입지도 않던 낡은 패딩을 입고 온 남편이 하는 말이다.
"그래 일이 이렇게 되려고 그랬던 거야!"
생각하면서 다시 한번 매사에 조심성이라고는 없는 남편이 정말 한심해 보이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80장의 지폐가 바람에 사방으로 흩어져 날리고 있는 것을 보면서도 "어... 어..." 하고 속수무책 서있던 어린아이 같이 미숙한 얼굴이 안쓰럽기도 했다.
그래도 참 감사한 일이다!
그 심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78장의 지폐를 되찾을 수 있었으니까.
힘든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