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질문에 대한 현명한 대답이라 뜻의 '우문현답'이라는 사자성어를 모두 알 것이다. 하지만 내가 지금 하고자 하는 말은 그게 아니다. 영업 필드에서 자주 회자되는 신조어이다. 그 뜻은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달리, '우리 문제는 현장(필드)에 답이 있다'는 문장의 줄임말이다.
우. 문. 현. 답.
이 말이 영업분야에서 유명하게 된 것은 그만큼 이 직무 종사자들이 '현장'의 중요성을 공감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담당하고 있는 시장은 거대하다. 명확하지도 않다. 끊임없이 변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마치 작은 우주와 같다고 할까?... 그러므로 수시로 체크하고, 구석구석 살펴봐야 한다.
같은 말이라도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게 낫다. 쓸데없는 이야기라도 한 마디 더 하게 된다. 그 '쓸데없다'라고 생각하는 말속에서 의외로 쓸만한 정보들이 많이 나온다. 그 만남이 누적되면 친밀감이 형성된다. 그러면 다음에 더 좋은 정보를 훨씬 쉽게 공유할 수 있다. (급히 특정 정보가 필요할 때, 전화로 바로 물어볼 수 있는 관계)
현장에 가야 하는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말보다 더 중요한 정보들이 '널려'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트렌드, 사업장 분위기, 대리점 및 가맹점 직원들의 태도 및 영업상태, 경쟁사 정보 등. 그리고 전화나 메신저로는 알 수 없는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요소들(표정, 눈빛 등)까지 캐치해 낼 수 있다.
영업관리자 중에 사무실에만 앉아있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항상 바쁘다고 한다. 필드를 나갈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전화나 메신저로 시장정보를 알 수 있다고 한다. 다른 사람의 정보를 간접적으로 전해 듣기도 하면서 충분히 캐치업 할 수 있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사무실을 메인으로 생각하는 영업사원 중 인정받고 성공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들은 적도 없다.
아래에는 실제로 같이 근무했던 두 영업관리직 선배들의 이야기이다.
내가 아는 한 영업관리직 A는 문서 능력이 뛰어나 팀의 많은 업무를 도맡아 하는 직원이 있었다. 중요한 회의에는 참석하지만, 회의 준비나 서기 역할을 할 뿐이었다. 팀원들은 그 앞에서는 ‘대단하다.’ ‘능력자다.’라고 칭찬하지만, 영업사원으로서 인사평가를 받을 때는 ‘영업에 안 어울린다’라는 평을 들었다. 그러다 결국 타 지원부서로 이동하게 되었다.
반면 B는 출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현장으로 간다. '놀러 갔다 올게~' 하고 나간다. 영업사원은 놀아도 현장에서 놀아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이었다. 문서 업무조차 거래처 사무실에서 처리한다. 경쟁사 사무실에도 자연스럽게 놀러 간다. 결국 중요한 정보가 필요하거나 굵직한 회의에는 항상 B를 찾게 되었다. 승진도 가장 빨랐다. (정치적인 이유로 퇴사하시긴 했지만) 퇴직 후, 대리점을 개설하여 2년 만에 전국 매출 1위를 기록한다.
본인들의 회사에도 이러한 예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인정받는 부류와 대체될 수 있는 부류... 그들의 현장에 대한 인식을 비교해 보라. 어떠한 마인드를 가져야 할지 답이 나올 것이다. 영업사원으로서의 대체 불가능한 가치는 현장(필드)에서 만들어진다.A처럼 일이 많다거나, 바쁘다는 사람은 업무 분배를 다시 해달라고 요청을 하던가, 초과근로를 해서라도 현장에서의 시간을 확보하길 바란다.
영업직 중에서도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운 사람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것은 곧 익숙해지니 두려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 마치 운전과 같다.
처음에는 사고가 날까 봐 무섭지만, 곧 익숙해진다. 어디를 간다고 하면 당연히 운전을 해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자연스러워진다. 그러면서 음악을 듣거나 음식을 먹으면서도 운전을 할 수 있다. 현장에 나가는 것도 당연한 것이 된다. 처음에는 어색할지 몰라도, 몇 번만 나가보면 운전처럼 자연스러운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