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3일차 : 태국에서 아이들과 꼭 해봐야 할 특별한 체험 3가지
요즘 태국에서도 코끼리 공연이나 코끼리 타기 같은 관광상품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대신 서커스나 관광업계에서 혹사당하던 코끼리들을 보호하는 보호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엘리펀트 정글 센츄어리를 선택했다. 예약 없이 직접 방문이 가능하고, 어린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프로그램들이 있어서였다.
목욕시키기와 산책하기는 십만원이 넘어서 과감히 포기하고, 먹이주기 체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680바트를 내고 10시 30분에 도착해서 11시 프로그램을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둘러본 내부는 생각보다 깔끔했다. 기념품 코너도 있고, 샤워장까지 구비된 화장실 시설도 깨끗했다.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가이드가 안전수칙을 자세히 설명해줬다.
"코끼리 발 뒤쪽으로 가면 찰 수 있으니 얼굴 앞쪽에서만 있으라"고 했다. 코끼리는 4가지 색깔만 구분할 수 있고 시력이 좋지 않아서, 어린 아이들을 보면 작은 동물로 착각해 밟을 수도 있다고. 그래서 아이들은 되도록 아기 코끼리만 만지는 게 좋다고 했다.
먼저 수박을 먹이는 시간. 코끼리의 코가 정말 손 역할을 하는 걸 직접 보니 신기했다. 코로 수박을 집어서 입으로 가져가는 모습이 너무 영리해 보였다.
수박을 먹인 후 풀을 주는 곳으로 이동해서 코끼리를 만질 수 있었다. 우리가 만나고 사진을 찍은 코끼리는 누나와 러키라는 이름의 6살 아기 코끼리들이었다. (누나는 진짜 한국어 오빠 누나 할때 누나였다. 한국사람들이 많이 와서 그런건지 케이팝의 영향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코끼리 목욕 구경도 재밌었다. 물에 코끼리 똥이 둥둥 떠다니는 모습이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코끼리 똥은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실제로 보호소 전체에서 똥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다. 그 똥으로 종이와 공예품까지 만든다니 놀라웠다.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코끼리들은 수영을 정말 잘했다. 특히 러키는 물속에 머리를 담그고 잠수한 채 나오지 않더니, 가끔씩 코만 내밀어 숨을 쉴 뿐이었다. 마치 잠수부 같았다.
마지막으로 실내로 돌아와 코끼리 똥으로 만든 종이로 만들기 작업까지 했다. 전체 진행시간은 1시간 정도였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집에 돌아와 케밥으로 저녁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정말 길고 알찬 하루였다.
다만 하나 깨달은 것은, 내일부터는 아기들 아침 낮잠을 절대 밖에서 재우지 않기로 했다는 것. 아기들이 더이상 유모차에서도 아기띠에서도 낮잠을 잘 자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자라고 있구나 싶다.
태국 여행에서 만난 코끼리들과의 소중한 추억. 동물을 보호하면서도 교육적인 체험을 할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오늘은 님만해민을 탐험하기로 했다. 코끼리 보호소 가이드가 "치앙마이에서 제일 맛있는 햄버거"라고 추천해준 곳이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치앙마이는 주차가 어렵지 않다. 사람들이 갓길에 주차하고, 깜빡이를 켜고 아무 곳에나 세워도 단속을 잘 하지 않는다. 그런데 신기한 건 아무도 경적을 빵빵 울리지 않는다는 것. 대도시가 아니라서 그런지 사람들 마음이 여유로워 보인다.
야시장을 돌아다녀도 마찬가지다. 판매하는 사람도 구매하는 사람도 예의가 있고, 지나침이 없다.
비스트 햄버거. 이렇게 말하면 좀 그럴까 싶지만, 어쩔 수 없다. 내 입맛이 초딩 입맛이라서. 태국 와서 먹은 음식 중에 햄버거가 제일 맛있었다고 하면 태국 사람한테 한 대 맞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미국인 남편은 이렇게 말한다. "당연하지. 그러니까 미국이 최고지." 흥. (물론 농담이었을것이다...)
맛난 햄버거에 피자까지 한 판 시켜먹었다. 피자는 집에서 만든 것 같이 단백한 맛이 났다.
많은 경우 흐리지만 이따금 햇빛이라도 나오면 그 뜨거움이 어마무시하다. 거기다 습하니까 땀이 줄줄 흐른다. 손수건 안 가져왔으면 어쩔 뻔했어.
화장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비비크림이며 썬크림이며 이미 손수건에 닦인 지 오래. 모든 것은 워터프루프로 준비해야 한다.
야외 좌석이 멋진 카페에서 디저트 3개를 시켰다. 개당 3천원 정도라 부담 없이 시켰는데 맛이 그닥 만족스럽지 않더라. 역시 디저트는 우리나라가 최고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람초크몰 과일시장에서 과일을 어마무시하게 구매했다. 그래도 5천원.
집에 돌아와 아이들과 과일 파티를 열었다. 한국에서는 수박이 너무 비싸고 크고 가끔 맛없을 때도 있어서 잘 안 사줬는데, 여기서는 수박 1/4조각을 2천원 정도면 살 수 있어서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다.
큰애들: 수박, 망고스틴, 망고에 환장
쌍둥이들: 용과를 게눈 감추듯 먹어치움
한 보따리 사온 과일이 이틀이면 다 사라졌다. 나중에는 망고랑 용과 자르는 게 귀찮아서 잘려진 걸로 구매했다.
오늘은 남편 친구가 추천해준 태국 최고의 식당을 찾았다. 올드타운에 위치한 더하우스오브진저.
하루의 시작은 언제나 쌍둥이들 첫 번째 낮잠부터. 쌍둥이들 이유식을 밥솥으로 만들어 챙기고 식당으로 출발했다.
그래도 후회가 전혀 없는 게 지금까지 먹은 음식 중 제일 맛있었고,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니 이것저것 다 먹어치운 거였다. 여러 가지 다양한 맛을 경험할 수 있었고, 그중에서도 비프스튜가 제일 맛있었다.
오늘이 태국 어머니의 날이라고 해서 나를 위해 디저트를 제공해줬다. 여기는 디저트도 맛있었다!
어쩌다 타페게이트라는 유명한 장소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줄 서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옆에는 비둘기떼가 몰려 있었는데,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밥을 주며 모아놓은 곳인가 보다.
우리 큰애들이 비둘기를 한참동안 신기하게 쳐다봤다.
오늘은 고대하고 고대하던 나이트사파리! 쌍둥이들의 1, 2차 낮잠을 집에서 재우고, 큰애들도 집에서 공부를 하며 체력적인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이트사파리로 향했다.
Trip.com에서 예매했다. 취소 불가한 티켓을 사면 절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트램을 탈 때마다 매번 QR코드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미리 다운받아 놓는 것이 좋다.
입장하면 전체 시간표를 주는데, 적어도 3시쯤 도착해서 동물원을 전체적으로 구경한 후 (밤이 되면 깜깜해서 못 보니), 트램도 타고 공연도 보는 형식으로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
동물원을 둘러보는 데만 해도 1시간 정도 걸렸다. 너무 늦어져서 카우보이 쇼는 보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도 어른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또 가자고 했지만... 또 가지는 않을 것 같다. 한 번으로도 충분히 좋은 추억이 됐다.
치앙마이에서의 알찬 3일간. 맛집의 발견부터 가족 모두가 즐거워한 나이트사파리까지, 여행의 묘미를 제대로 느낀 시간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