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이흔 May 06. 2024

술과 안주와 비, 그리고 詩

비에 대한 예의는 술잔으로부터 나온다


술과 안주와 비, 그리고 詩



어쩌란 말이냐 이틀 동안 그렇게 내렸으면 이제 그칠 법도 하다만 부슬거리는 손길로 기어이 몇 조각 남지도 않은 하늘의 비구름을 끄집어 내린다 발끝에 매달린 손길은 뿌리칠 길 없고 하늘엔 붙잡을 가지 하나 없으니 다만 버둥거리다 끌려서 내려올 수밖에 없음이 그저 애처로울 뿐이다 기왕에 내려올 운명이라면 내 술잔 위로 내려옴은 어떠한가 그래도 오랜 옛날부터 친했던 유일한 벗의 텅 빈 속을 채워주지 않겠나

매거진의 이전글 재개발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