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이흔 Jun 22. 2024

러브버그

러브버그     


     

무념의 관음증이 창밖을 뒤덮는다

안을 훔쳐보는 것이 범죄 행위인 줄 모르고


안에서도 밖을 내다보지만 

고추잠자리처럼 꼬리를 이어 붙인 러브버그에서 

부끄러움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공공장소 애정행각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음이 안타까울 뿐


계절 넘나드는 철새도 아닌 처지에 

어쩌다 발 디딘 이곳에서 

불꽃처럼 짧은 생 다하고 사라지는 너희는 

멀어도 너무 먼 길 떠나온 방랑객  

   

하지만  

   

오키나와의 뜨거운 햇볕 피해

정착한 이곳도 그리

살기 좋은 곳만은 아니라     


조금 더 서늘한 곳을

찾아야 할 때다

매거진의 이전글 대머리의 애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