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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빈 Dec 24. 2023

[1일차] 내 인생 첫 번째 베트남 출장기

다이나믹 베트남. 

1막 배우의 인생을 접고 2막 마케터의 인생을 시작했을 때, 미래 목표를 세웠었다. 


30살 전까지의 목표

- nnnn 연봉 받기

- !@# 지급 달기

- 출장 다니는 직장인


배우일 때는 상상도 못할 목표들이어서 직장을 다니며 설레였다. 

지금도 설레냐고? 예? 잘 못들었습니다? (물론 설렌다. 다른 의미로)



내 인생 첫 번째, 베트남 해외 출장을 가게 되었다. 

설레는 마음과 불안한 마음 딱 반의 마음이었다.


회사에서 왜 나의 모든 경비를 내주면서까지 출장을 가려는 걸까?

회사는 내 모든 경비를 내준 만큼, 그만큼의 역할을 내가 할 수 있을까?

회사를 위해 내 몫을 잘 해낼 수 있을까?

내가 이 출장에서 어떤걸 얻어올 수 있을까?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세상에 완벽한건 없다지만, 완벽한 출장을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된 출장! 

6월 5일부터 6월 10일까지, 4박6일 출장 이야기.


사진의 순서는 보고다닌 순서다.

6월의 이야기를 12월에 쓰고 있어서 기억의 오류가 있을 수 있다.

그래도 더 까먹기 전에 쓰는 기록이다.  



6월 5일 첫째날의 기록. 





오전 출근을 하고 오후, 인천공항으로 떠났다. 


대표님 차에 있던 산적 마시마로 인형. 

나는 마시마로를 굉장히 좋아한다.. 내 어린시절 사랑의 마시마로.. 이번 마시마로 컴백했을 때 바로 사이즈별로 마시마로 인형을 사모았다. 그런데 대표님 차에도 있었을 줄이야!

우리집 강아지마냥 괜히 한번씩 할짝이듯 쳐다보고 있었다가 가져~ 하셨는데..

내릴 때 데리고 내려야지 하고 차에 두고 그대로 왔다.

안녕.. 마시마로.. 





영종도 가는 길, 날씨가 너무 좋았다. 괜히 두근두근한 마음.






평소였으면, 공항에 도착한걸로 설레였었을 텐데, 긴장만 가득했다. 

벌써 내가 공항에 있다니..  잘 갔다 올 수 있을까?

하루종일 찾아서 환전 잘하는 방법을 찾고, 미리 마이뱅크로 예약해서 환전도 끝냈다.

베트남 돈은 한화 > 달러 > 동 으로 환전하는게 젤 많이 쳐준다 해서, 달러로 환전을 했다. 

이 때까지는 완벽했다 ㅎㅎ 그 일이 있기 전까진... 






비행기 기다리던 중 갔던 베스킨라빈스.

스누피 덕후인 나는 눈이 돌아버렸고,, 귀여운 캐리어택을 샀다. 

사자마자 바로 가방에 걸었다. 



                    




내가 탈 비행기!

비행기를 봤는데도 아직도 내가 출장이 가능건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사실 난 비행기를 무서워한다. 공황장애가 생긴 이후로 비행기 타는 걸 두려워했다. 

난 제주도를 좋아해서 매년 제주도를 갔었다. 

하지만 제주도를 좋아하는 것과 / 비행기를 타는 것 아예 분리가 됐었다.

제주도 여행을 준비하더라도, 비행기를 탈 생각만 하면 눈 앞이 깜깜해졌었다.

진짜 심했을 땐, 승무원분이 지나가다 내 모습을 보시고 급히 물을 주시고 같이 심호흡하고 손을 잡아주셨었다. (감사한 배려에 감동...)


하지만, 언제 올지 모르는 출장 기회를 공황이 있다는 이유로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나를 믿어보기로 했다. 그동안 많이 연습했다. 


무서운게 아니다. 평소에 있던, 당연히, 원래 있었던 거다.

현실을 보자. 별거 아닌 것이다. 평소에 잘 해냈던 것이다. 두려울게 없다. 너가 짱이다(?)

이겨내는 너의 모습을 봐라. 얼마나 멋진가! 


그렇게 비행기는 출발을 했고, 그동안의 연습 덕분인지, 아무일 없었다. 






밀리의 서재로 비행기에서 읽을 책들을 미리 다운받고 읽었다.

내 픽은 맥킨지 논리력 수업! 






첫 문장부터 가슴을 울렸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제자리에 머물기를 거부하며

발상의 전환을 꿈꾸는 사람들, 배움을 갈구하면서도

이성적이고 낙관적인 태도로 세상에 임하는

모든 평생 학습자에게 이 책을 바친다.



안녕하세요 평생 학습자입니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거다. 현실에 안주하기. 







한국에서 베트남 호치민까지 비행기로 꼬박 5시간 넘게 걸린다.

중간에 나온 식사.


다른건 모르겠는데, 저 초코케이크가 너무 맛있다. 

모닝빵에 초코케이크 위에 있는 초코무스를 발라먹으면 천국을 보게 된다. 


나는 잠 안자고 책보며 가야지~ 했던 내 생각은 어디갔는지

맛있는 초코케이크를 먹고 행복한 다빈이는 꿀잠을 자게 되었다. 






자다 깨고 밖을 보니, 호치민의 야경이 보였다.

내 인생의 첫 호치민! 그것도 출장으로 오게 되다니! 




공항에서 내려 그랩을 불렀다.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 우리를 보더니, 웬 아저씨가 와서 그랩? 그랩? 나 그랩기사야! 

가격보다 더 저렴하게 해주겠다는? 말을 하더니 우리를 본인의 차로 이끌었다.

(따라갔으면 안됐다. 하지만 뭘 알았겠는가.. 왜 미리 이런 택시 사기를 찾아보지 않았냐? 물어본다면.. 그러게 진짜 왜 안찾아봤을까. 정말 전형적인 수법이라는걸 몰랐고, 찾아볼 생각도 못했다.)


공항에서 빠져나오는데, 주차장 요금을 내야한다고 만동! 만동! (?) 이라 하더라.

지금 생각해보면 만동이 아니라 남 이지 않을까 싶다. (남 = 베트남 숫자로 5)


알아들었을리가! 지갑을 열고 어리둥절 뭘 달라는거야? 하고 있던 중, 택시기사가 내 지갑을 가져갔다. 






눈 앞에서 내 지갑에 있던 모든 돈 (달러와 베트남 돈)을 꺼냈다.

그리고 택시 요금과 주차장비용이라며 돈 이정도를 가져가겠다. 하고 본인이 가져갈 베트남 돈을 보여주고, 다시 지갑을 돌려주었다.


ㅎ. 미친 짓이다. 한국에서도 내 지갑을 택시기사에게 안주는데, 베트남에선 왜 그랬을까?

이제와서 후회한들 뭐하리. 


이때 까지의 내 생각은, 와! 정말 착한 베트남 사람이다! 베트남 참 좋은 나라구나! 

(돈을 잃어버렸다는 건, 다음날 알았다 ㅎㅎ )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근처 음식점에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한국에선 상상할 수 없는 직원의 태도를 보며 어리둥절했지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이 조차 베트남인 것을! 


유리컵도 더럽고, 얼음도 더러웠지만, 비록 수저도 더러웠지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이 조차 베트남인 것을!


땅에 떨어진 음식을 3초 지나도 먹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베트남에서 무엇을 먹어도 문제 없을 것이다.

웬만하면 끓이고 튀기고 100도 이상 조리된 음식만 먹어야지 싶었다. 


아무것도 모르니 물티슈도 신명나게 뜯어 썼다. 물티슈도 돈 받는다는걸 후에 알았다.


문제없는 완벽한 출장이 되어야지! 하고 준비했던 모든게

베트남 문화에서 파사삭. 이런걸 왜 몰랐냐고? 그러게말이다.

몸소 하나씩 겪으면서 놓친게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알았다. 하. 





음식이 나왔다. 처음 베트남에서 먹은 식사였다. 

저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정말 모든 게 너무 맛있었다.

특히 저 모닝글로리. 내가 먹었던 모닝글로리 중에 가장 맛있었다.

한국에선 만원넘는 모닝글로리가 삼천원에 먹을 수 있다니!!! 베트남에 있는 동안은 매일매일 모닝글로리만 먹고 싶었다.


쌀국수를 먹던 중 하트당근이 나와서 찍어서 남자친구에게 보내주었다. 



먹고나니 새벽 3시, 다음날을 위해 숙소로 돌아가던 중, 호텔에 수영장이 있다 하여 옥상으로 올라갔다. 





넓어보이죠? 아닙니다. 

뭐랄까. 용산 주택단지 옥상에 있어보이기 위한 작은 수영장을 만든 느낌이랄까?





울지마 바보야.. 





숙소에 돌아가 얼른 씻고,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 했다.


첫 출장을 다녀 오고, 6개월이 지나 이 글을 쓰는 지금. 새로운 느낌이다. 

다음엔.. 바로바로 써야지.. 미루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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