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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기 Jun 23. 2024

장마

- 더러워진 하늘을 씻다

장마


- 김용기



커피 한 잔이면

세차 끝낼 수 있는데


비가 내렸다면

하늘이 더러워졌다는 의미

긴 비가

달포를 넘겼을 때

닦이지 않아서 그랬을 테지만

생각 없이

하늘을 닦아 대면

강둑 넘친다는 걸 몰랐을까

아우성

여기저기 첨벙거렸다


삼일장(葬)을 치러도

딸들 눈, 눈에 띄게 붓는데

긴 여름 통곡하는 하늘은

얼마나 슬픈가

달력이 한 장 찢어져도 모르는

하늘 장례는 길었다


다만 짜지 않았고

진심으로 우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챘다

곡쟁이의 설움이었다면

얼마나 후한 삯을 받았을까

서로 곤란한 속 사정 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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