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 김용기
커피 한 잔이면
세차 끝낼 수 있는데
비가 내렸다면
하늘이 더러워졌다는 의미
긴 비가
달포를 넘겼을 때
닦이지 않아서 그랬을 테지만
생각 없이
하늘을 닦아 대면
강둑 넘친다는 걸 몰랐을까
아우성
여기저기 첨벙거렸다
삼일장(葬)을 치러도
딸들 눈, 눈에 띄게 붓는데
긴 여름 통곡하는 하늘은
얼마나 슬픈가
달력이 한 장 찢어져도 모르는
하늘 장례는 길었다
다만 짜지 않았고
진심으로 우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챘다
곡쟁이의 설움이었다면
얼마나 후한 삯을 받았을까
서로 곤란한 속 사정 묻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