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점박이 어린 무당벌레
- 김용기
떡갈나무 이파리 뒤
잠자던 칠점박이 어린 무당벌레에게
살랑거리는 바람은
태풍이었다
이슬비는 폭풍이었고
어린 칠점박이 무당벌레는
개망초 꽃잎에는 앉지 않았다
괜찮다고 했지만
흔들리는 어지럼증을 못 견뎠다
칠점박이 어린 무당벌레가
투덜거렸을 때
딱딱한 등껍질 때문인 줄 알았는데
빨간 바탕에 검은 점 일곱 개를
검은 바탕에 빨간 점 일곱이면 안 되냐는
불만 때문이었다
넷째 주 화요일 오후
키 큰 개망초 메트로놈이 멈추자
칠점박이 어린 무당벌레는
자기가 폭풍우를 무찔렀다고 생각했다
어미가 그랬던 것처럼
날개를 꺼내 말릴 때 입은 씰룩거렸다
우리 애들도 울다가 웃다가
그렇게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