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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기 Nov 04. 2024

무시(無視)

- 분노의 끝

무시(無視)


- 김용기



응징은 번개처럼 신속했다

민족을 위한 거룩함이나

공익의 의미는

일절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TV는 화면 뒤쪽에서 수군거렸다

양보 없는 곡예운전에

온유는 없었다


하늘이 살린 줄 알라는 말로

승리를 자축했지만

피비린내를 막은 공로자는

갈림길이었다

인사도 없이 불쑥

끼어들었다는 게 욱의 이유였다


손을 내밀었을 때

내려놨으니

잡아달라는 의미였을 텐데

멀뚱멀뚱

잡아주지 않았다면

어색한 미소로부터 시작된

거센 삭풍이 가슴에 도착

응징의 첫 발

순식간이었으리라


옹졸한 분노의 증식은

마누라가 몰랐다는 게 정설

배려에 취약한

사내들 꼼꼼한 여백에

쓸모없는 것들만 수두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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