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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기 Nov 06. 2024

여우꼬리 춤을 추다

- 섬강 갈대밭에서

여우꼬리 춤을 추다


- 김용기



은빛 여우꼬리가

하늘을 향한 저녁이었다

스스슥

마른 갈댓잎 소리는

바람도 가를 만큼 날카로웠다

물색없는 새들이

어둑 거리는 여울에 눈을 담갔다가

허기만 더해진 저녁은

섬강 저쪽 갈대밭이었다

여우들이 다 모였고

내려다보는 노을 속으로

어깨를 내준 사내의 숨소리가

은여우 꼬리 흔드는 저녁을 따라

모르게 오르내렸다

외로움 서성거리던 섬강에

춤을 따라다니던 발자국도

흐릿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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