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가로등의 아들
- 하루란 무엇인가
by
김용기
Nov 25. 2024
아래로
가로등의 아들
- 김용기
산고(産苦) 없는 밤마다
만삭이
대체 식구를 몇이나 낳았는지
궁금했다
망부석처럼
한 번의 비틂도 없이 서서
불쑥 낳고
그다음 날도 또 낳고
찬 밤을
모질다 한 마디 없이
조롱 섞인 보름달 그 밤도
견뎌내는 만삭 가로등
기특했다
밤이 지나면
아침은
닭 우는 소리로 마침내
홀쭉한 삼줄을 쳤다
비로봉 여명은 터진 양수
온 밤 만삭이
머리카락 없는
아들을 낳았다
하루는 가로등의
유복자였다.
keyword
가로등
만삭
39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김용기
직업
시인
즐겁게 지내려고 시를 만듭니다
구독자
313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살찐 시(詩)의 고민
고서화(古書畵) 한 장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