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소다 Oct 09. 2023

고속도로와 트롤

트롤에게 이기는 유일한 방법

오늘 장거리 운전을 하다가 소위 트롤을 만났다. 2차선에서 주행 중이었는데 갑작스럽게 1차선에서 2차선으로 차선변경을 하는 차량을 만났기 때문이다. 1m 차이 남짓이었을까 정말 식겁했다. 빵----과 함께 클락션을 눌렀지만 그는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이들은  왜 이런 짓을 하는 걸까 궁금해졌다.


이들이 이러한 짓을 하는 이유는 딱 한 가지라고 생각한다. 이기적인 사람이라서. 왜냐하면 누군가 자신의 운전이나 조작 미숙으로 위협을 느꼈다면 사과하는 것이 정상인데, 그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른다. 이에 따라 잘못을 지적했을 때 적반하장인 경우가 많았다.


그가 사과조차 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열이 받았다. 나의 가족에게 위협이 되는 행동을 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소한 사람 된 도리라면 사과하는 것이 정상인데 그러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나는 열이 받은 상태로 그에게 똑같이 되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를 앞질러가서 그가 했던 데로 그대로 돌려줬다. 그러나 기분은 나아지긴커녕 오히려 부끄러워졌다. 타인의 행동에 휘둘린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른으로서 성숙하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일까. 복수를 했음에도 나아진 것은 없었다. 오히려 내가 그 상황에서 다른 생각을 했다면, 그저 내 삶을 살았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 머릿속으로는 내 삶을 살겠노라 했지만 행동은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부끄러웠던 게 아닐까.


결국 고속도로에서 정속주행 하거나, 칼치기를 하는 차량들은 타인에 대해 배려할 마음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라고 결론 냈다. 그리고 그들의 행위에 대해 휘둘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복수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들과 똑같은 행동을 한다면, 나 역시도 똑같은 사람이 될 것임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아무리 정의나 룰에 대해 설명해도 통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내가 휘둘릴 바에야 온전히 받아들이고 흔들리지 않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앞으로는 그들을 보면 측은한 마음으로 지켜보리라 다짐하며 행동해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한 단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