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블비 세번째 프로젝트 - 우리아이 스케쥴러, 키쥴러
장마가 시작된 7월의 어느 날, 공덕의 한 피자집에서 우리의 첫번째 인터뷰이, 다정님(가명)을 만났다.
환한 미소로 범블비 팀을 반겨주신 다정님은 멋쟁이 사자처럼 스타트업 스쿨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이다.
현재 무역회사 대상 프리랜서 번역가이자, 스타트업 사업가 그리고 6세 남아의 엄마까지 다양한 타이틀을 갖고 계신다.
범블비 세번째 ‘알’은 프리미엄 키즈웨어 큐레이션 플랫폼이었다. 프리미엄 키즈웨어 시장을 분석하면서 팀내 의견이 분분하여 실제로 유아복을 많이 구매 하셨을 것 같은 다정님의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다.
역시 예상대로 풍부한 경험을 갖고 계신 다정님의 육아에 대한 다양한 ‘썰’을 들으면서 우리는 순식간에 육아 시장에 매료되었다. 다정님 역시 스타트업 서비스에 대한 인사이트가 있는 분이셔서 육아하시면서 느끼는 다양한 ‘불편함’들을 많이 말씀해주셨다. 그중 하나는 5세에서 7세 그리고 초등학교 저학년의 사교육 이야기였다.
우리나라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사교육과 학원을 다들 경험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정님께 들은 '요즘 엄마'들의 이야기중 가장 낯설었던 것은 사교육 시작 연령이 낮아 졌다는것, 그리고 양극화되고잇다는것이다. 영유라고 불리는 영어 유치원은 기본이고 어린이집이나 갓 입학한 초등학생 저학년들도 학원을 다닌다는 것이다. 물론 학구열이 심한 우리나라 정서도 한몫하고 있지만 맞벌이하는 엄마들의 사정은 그것보다 훨씬 더 복잡했다.
종일제가 가능했던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는 그나마 퇴근 후에 아이를 하원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오전에 하교하는 초등학교 1학년 부터는 회사에 있는 동안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기 대문에 어린 나이부터 학원뺑뺑이라는것을 시작한다고 한다. 학교가 끝나면 수학학원, 영어학원, 태권도 학원, 놀이교실... 아이는 부모 퇴근 시간까지 학원에 ‘맡겨’진다.
우리는 우리보다 바쁜 아이의 일정을 보고 그 못지 않게 힘들 엄마를 페르소나로 잡아
맞벌이 가정을 위한 아이 스케쥴러 키쥴러를 떠올렸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한 명의 아이가 자라는 데 몇 명의 어른이 필요할까? 특히 맞벌이 가정의 경우 아이를 돌봐주는 어른이 적어도 3명 이상일것이다. 아이의 부모와 조부모, 외조부모, 삼촌과 이모, 고모까지..아이의 스케쥴을 공유해야하는 사람도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는것을 예상할 수 있다.
자 직장인인 한 엄마를 상상해보자, 1학년인 아이는 학교가 1시 반에 마친다. 1시반에 회사에서 나와 아이 하원을 돕는 건 불가능 하다. 다행히 8살은 학원버스는 곧잘 찾아가 탄다. 1시반, 아이는 학교 앞에있는 '사고력 수학 학원' 버스를 타고 학원 뺑뺑이를 시작한다. 아이가 학원에서 학원을 옮겨가는동안 엄마는 직장에서 마음편히 일하고 있을까?, 학원에 잘 도착했는지 하원시간이 변경되진 않는지, 아이를 데리러 가기로한 남편이 늦어지면? 다른 엄마한테 SOS를 쳐야하나? 여러가지 변수때문에 일에 집중하기 어려울것이다. '아이 스케쥴 누가 관리해주고, 나는 온전히 일에 집중하고 싶다..' 아마 이런 생각이 들지 않을까?
1. 요즘 아이 학원뺑뺑이 바쁘다.
2. 맞벌이 엄마는 일에도 육아에도 집중하기 힘들다.
3. 한 아이를 다같이 키우자!
키쥴러를 준비하면서 '공독육아'라는 키워드가 많이 보였다. 지역사회에서 또래들을 키우는 엄마들을 중심으로 직간접적으로 서로의 아이를 돌보는 것이었는데. 이런 돌봄트랜트처럼 한아이를 돌보는 어른들이 많아 진다면, 아이의 스케쥴을 필요로하는 엄마들도 많아질 것 이라고 생각했다.
아이 스케쥴러에 대한 대략적인 프레임이 나오자 우리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야하는지 구체적으로 그려갔다.
키쥴러는 3가지 핵심 피쳐와 그와 연계되는 서비스로 이루어진다.
1. 손쉬운 스케쥴 작성 : 드래그 엔 드롭, 복사 붙여넣기, 일별-주별-월별 직관적인 편집 UI 등 스케쥴
작성 자체가 쉽고 빠르게 진행될수 있도록 한다.
2. 아이 스케쥴 공유 : 완성된 스케쥴을 아이 돌봄에 관련된 사람에게 전달하고 수정내용도 실시간으로
공유되어 양육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할하게 한다.
3. 하원 및 픽업 알람 : 아이 하원 시간, 픽업 시간등을 미리 알려 아이 픽업을 원활하게 한다.
주변 활동 추천 서비스 : 아이의 빈 스케쥴에 적합한 활동 등을 추천해준다.
픽업도우미 (유료) : 아이의 하원, 귀가를 돕는 도우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지역 대표아이 스케쥴 : '옆집 00은 00으로 옮겼데~' 지역의 스케쥴을 수집하여 다른 아이들의 스케쥴은 어떤지 보여준다.
아이 활동 통계 : 아이가 주별, 월별 수행한 활동들을 통계로 보여준다.
위의 내용으로 서비스 사전 등록을 모집하는 랜딩 페이지를 작성하고
정말 맞벌이 부부가 원하는 서비스인지 확인하기 위해 인스타광고를 시작했다.
드디어 유로 가설 검증
범블비 프로젝트 중 유료로 가설 검증을 시작한 첫번째 서비스 키쥴러, 우여곡절 끝에 광고 라이브에 성공했지만 구글 애널리틱스 설정, GTM 작성, 커뮤니티 홍보 유입인원 측정 불가 등 중요한 단계들이 빠져 성과측정에 애를 먹었다.
광고 성과는 클릭율 1.2% 전환율 11%로 고무적인 성과였다. 광고소재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한정된 예산에서 ab테스트를 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고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소재에 대한 큰 피드백 없이 광고를 시작한것이 패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랜딩페이지에서 무려 11%나 전화번호를 남겼다.
우리 랜딩에 들어온 사람 10명중 1명은 이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좀 더 자세한 고객인터뷰를 위해 후속 설문을 기획하고 진행했다.
남겨준 전화번호에 설문 링크를 전달했는데 무려 30% 가까운 분들이 설문을 작성해주셨다.
커피챗 요청에도 응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더 세세하게 그려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3번의 스프린트만에 이렇게 고객 반응을 들어보고 다음 스텝을 구상해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인 성과라고 생각한다.
키쥴러의 다음 스텝은 '시장검증이 끝났으니 시제품(MVP)제작 및 피드백으로 진행되야한다.'는 생각과 '아직 충분한 시장검증이 아니니 유저인터뷰를 진행해야지 프로덕트 개발에 리소스를 쓰는 건 낭비다.'라는 두가지 갈림길에 서있다.
현재 MVP 개발 범위와 개발 방법에 대한 리서치 후에 다음 스텝을 정하기로 하였다. 즐거운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