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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범블비 프로젝트 Jul 27. 2022

초개인화 이커머스, 큐레이션의 시대

범블비의 네번째 프로젝트 : 맥북티아이

이제는 정보를 오히려 줄여야 할 때


온라인 상에 정보가 너무 많아 소비자는 오히려 불행하다. 자신에게 꼭 맞는 상품을 고르기 위해서는 너무나 큰 탐색 비용을 지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맥북 구매 경험에 관하여 10명의 소비자를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평균적으로 7.2일을 적합한 맥북을 찾기 위해 소비하였다고 응답하였다. 당시에 최신 기종의 맥북의 옵션을 모두 고려하려면 총 250가지가 넘는 경우의 수를 고려해 봐야 했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소비자의 탐색비용과 우리 서비스 성과에 대해 IR하는 모습


온라인 큐레이션은 가능할까?


우리는 대부분의 오프라인 쇼핑 과정에서 '큐레이션'을 경험한다. 애플 스토어나 러시의 인싸 직원들이 그 예로 유명하다. 얼마나 큐레이션의 영향력이 강하냐 하면 아래와 같은 짤? 이 우스갯소리로 SNS상에서 돌아다니기도 한다.

러시의 인싸 큐레이션


러시나 애플 스토어 같은 경우에는, 점원과의 물리적 상호작용이 있기 때문에 큐레이션의 역할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소비자의 대답에 반응에 따라서 큐레이션의 방향성을 무한히 바꿀 수 있으니 더욱더 효과적인 큐레이션을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러시와 애플 스토어의 질의응답 큐레이션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옮기고 싶었다.






온라인 소비자 내비게이션 '소비 게이터'의 탄생


'상품을 추천해 준다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우리가 임의로 설정해 둔 선택을 분기점에 대한 질문을 소비자에게 던져 상품을 필터링해 나가는 과정으로 추천하면 간단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이러한 과정이 기존의 머신러닝이 가미된 협업 필터* 방식보다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라 판단하였다.

소비게이터 구동 영상, 79가지의 아이패드 옵션 중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준다.


실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상품 추천 알고리즘에 관한 졸업 논문 초안을 작성하기도 하였는데, 소비자의 의향이 담기는 순간 추천 알고리즘의 대부분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해 둔 자료를 찾을 수 있어 개발에 박차를 가했던 것 같다. 




소비게이터가 필요한 이유 : 큐레이션을 넘어 데이터 기업으로


MVP를 만들고 하루 만에 30만 원의 마케팅 비용을 사용하였다. 프로덕트에 대해 자신감도 넘쳤고, 바로 다음날이 데모데이인지라 성과 또한 보고했어야 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다음 산업시대에 '소비게이터'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해당 포인트를 정확히 집어낸다면 당장이라도 투자사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실제로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해당 발표를 통해 유명 VC 중 한 곳과 미팅을 하기도 하였다.) 


광고 라이브 하루 만에 1,500명의 소비자를 모객 할 수 있었다. 그중 18명의 소비자는 서비스 가입 후에 우리가 만들어둔 테스트를 모두 진행하였는데, 그 말은 즉슨 한 소비자당 최소 26개의 '식별 데이터'* 를 남겨 주었다는 것이다. 이 식별 데이터는 앞으로 다가올 제로 파티 데이터 시대에 아주 큰 역할을 한다.  기업 간 데이터 공유가 불가능해지고 소비자가 자신의 데이터의 주권을 갖는 시대에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시장의 두 번째 문제점과 두 번째 비즈니스 모델인 데이터 판매






범블비 프로젝트로 새롭게 탄생한 소비게이터 : 맥북티아이(MacBookTI)


기존에 아이디에이션을 거쳐 MVP를 만든 소비 게이터는 데이터를 모으는 데에 성공했다. 론칭 하루 만에 수많은 식별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소비게이터의 랜딩 페이지에 들어온 1500명의 소비자 중 97%가 테스트를 진행하며 자신들의 페인 포인트가 크다는 것을 수치상으로 증명해 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우리가 추천한 상품을 많이 구매하지는 않았다. 소비게이터는 애초에 판매 창구로서 첫 번째 가치를 가지고, 소비자들이 지속해서 소비게이터를 활용하고자 할 때 비로소 데이터 기업으로서 위상을 갖는 것인데, 완벽한 비즈니스 모델로서 작동하기에 필요충분조건이 충분히 만족되지 못한 것이다. 우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두 가지 문제점을 뽑았다.


1. 우리의 타깃 소비자를 정확히 데려오지 않았다.

- 맥북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가 아닌, 자신의 프로파일(유형)을 알고 싶어 하는 소비자를 데려왔다. 바이럴을 얻는 것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앱등이 테스트'라는 콘셉트로 광고를 진행하였기 때문이다. 광고 효과가 정말 좋기는 하였다. 


기존 광고 컨텐츠들 클릭당 단가가 2,000원씩 나와서 바로 내렸다.

 



바이럴용 콘텐츠 클릭당 비용이 80원밖에 들지 않았다.



2. 소비게이터가 '구매 창구'임을 소비자들에게 정확히 인식시켜주지 못했다.

- 자신의 테스트 결과 페이지 내에서 구매로 연결되는 기능을 소비자들이 찾지 못하였다. 위 바이럴용 콘텐츠가 우리의 결과 페이지였는데, 저기서 누가 '이 믿음직스러운 페이지에서 200만 원짜리 맥북을 구매해야지~'라고 생각하겠는가.



오늘도 피봇, 피봇, 피보팅! : 날카로운 가설을 통해 프로덕트 오류를 수정해보자.


많은 시간과 적지 않은 돈을 쓴 MVP 답게 피봇을 진행하는 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새롭게 시작한 범블비 프로젝트에서 XYZ 가설을 통해 빠르게 다시 한번 검증을 위해 MVP를 제작해볼 수 있었다. 새롭게 구성한 가설은 아래와 같다.


X: 맥북 구매를 고려하는 사람 중 30%는  

Y: 질의응답을 통한 큐레이션을 통해 자신의 동질 집단 데이터를 제공받는다면

Z: 구매 페이지로 이동할 것이다.


XYZ 가설을 통해 우리는 이전에 잘못 설정한 두 가지 독립변수를 수정할 수 있었다.


1. 잘못된 마케팅  > 검색 키워드 광고를 통해 정확히 맥북 구매를 고려중인 소비자를 데려오도록 하자.


2. 결과 페이지 내 설득력/전환 부족 > 동질 집단 데이터를 제공하고, 구매 페이지 이동 버튼의 가중치를 높이자.


어떻게 바뀌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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