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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예린 Apr 03. 2023

신입이 신입 가르치기 02

저도 신입이라는 걸 잊지 말아 주세요...

이번엔 뭘 써볼까... 뭘 써야 유용하면서도... 재밌을까... 의 고민을 계속하면서 회사를 다니는 중이다. 브런치를 쓰기 위해 회사를 다니는 것일까. 회사를 다니기 때문에 브런치를 쓰는 것일까...



#04 입사는 했는데 그 후로 할 게 없어요.


그 시기가 지나고 보면 가장 좋은 시기인 것을 알게 되지만 막상 아무도 나에게 일거리를 주지 않으면 1분도 억겁의 시간처럼 흘러 괴롭다. 신입직원을 채용하게 되면 보통 3일 정도는 그냥 회사에 적응하게끔 별다른 일거리를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된 회사라면 신입사원 교육 등 많은 일정이 있을 수도 있지만... 경험해보지 못했으니 패스. 


내 경험상 매우 작은 기업들은 그냥 팀원들 소개하고, 연락처 주고받고, 메신저 추가하고 근로계약서 쓰고(이건 매우 중요하고 당연한 것!)... 그렇게 시간을 무의미하게 흘려보냈다. 그 뒤로 내가 다니는 회사에 디자이너님이 새로 왔을 때에도 할 게 없다고 뭐 하면 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그때 할만한 것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1. 사내 팀원들 메신저 추가하면서 얼굴 익혀두기

(어차피 자주 보게 되면 외워지긴 하지만 나는 이름을 잘 헷갈려하는 편이라 외우는 시간이 좀 필요했다.)


2. 사내 캘린더(일정표) 같은 게 있다면 팀원들이 일정을 어떻게 가져갔는지 가볍게 훑어보기

(물론 이제 막 입사한 신입직원에게 동일한 일정으로 작업하라는 것 x 확인 차로 가볍게 훑어보기 괜찮다.)


3. 브런치, 미디엄, 피그마 커뮤니티 등 업무 관련 또는 회사생활 관련 아티클 읽기

(이게 가장 재밌고 유익했다. 집 가서 찾아보긴 귀찮았어도 회사에서 보면 재미가 2배!)


4. 이전 팀원들이 작업한 작업물 구경하기

(개발까지 마친 작업이면 디자인 파일과 함께 보면서 실제로 어떻게 구현되는지 확인하기도 좋다.)


5. 사수가 있다면 사수에게 궁금했던 것들 "정리해서" 물어보기

(사수가 있었던 적도 없고, 내가 공식적으로 누군가의 사수였던 적도 없다.

참고할 점은 이제 막 입사한 나 빼고는 대부분 바쁘니까 상황을 잘 봐가면서 질문하자...)


6. 사내 규칙 확인, 연차 확인, 분위기 확인 등 자잘하지만 중요한 것들

(채용 과정에서 이미 확인했을 수도 있지만 한 번 더 확인해도 좋다. 연차는 매우 중요하니까)


그 밖에도 많을 수 있겠지만 지금 당장 생각나는 것들을 우선적으로 적어봤다. 저렇게만 한다면 시간을 훨씬 유용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05 매번 사수 백업 업무만 하거나 너무 간단한 디자인 업무만 맡아요.


새로 입사한 디자이너들이 3개월 정도 됐으면 '음 난 회사에 적응했어! 이제 나도 메인 시안 작업을 하겠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우선 내 경험상으론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게 나는 입사하고 하루 만에 메인 시안 작업을 진행했었다... 그리고 그게 채택되어 버린...(? 와! 저 개쩔죠!) 자랑이 아니라 그냥 작은 에이전시라서 신입도 빠르게 굴려야 했기 때문에... 신입에게도 메인 시안을 뽑아낼 수 있는 기회를 줬었던 것이었다.


다른 인하우스나, 조금 더 밸류값 높은 에이전시나, 기타 등등의 회사들은 보통 신입에겐 메인 시안 잡아봐!라고 덜컥 업무를 주지 않는다고 많이 들었다. 사수가 작업한 메인의 서브 페이지 정도라든지, 배너 디자인이라든지, 그런 자잘한(?) 업무를 계속 맡으니까 지겹고 '나도 할 수 있는 거 같은데 왜 안 시켜주지...' 하고 시무룩한 분들을 봤는데 내 얄팍한 경험으로 감히 이유를 추측해 보자면


모든 것은 사람 by 사람입니다. 제 글은 모두 제 경험을 바탕으로 적은 매우 주관적인 글입니다!!!


1. 우선 신입에게 메인을 맡기게 되면 웹에서 어떻게 작동하는 건지 모르고 디자인하는 경우가 많다.

(html, css 등을 꼭 개발자만큼 알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직접 코딩을 해야 된다는 뜻은 더더욱 아니고 어떤 구조로 짜여있는지, 적어도 내 디자인이 어떤 구조로 가야 할지 정도는 아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엄청나게 그래픽 중심적인! 랜딩페이지 같은 게 아니라면 대~충 비슷한 흐름과 구조를 가지고 있다. 레퍼런스를 많이 찾아보고 직접 개발자모드도 켜서 보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된다!)


2. 비핸스나 핀터레스트에서 많이 본 "그래픽이 가장 중심적인 디자인"을 회사 사이트로 변형해서 만든다.

(우린 업체 공식 홈페이지를 가장 많이 작업하는데 그 업체들이 원하는 것들은 대체로 비슷한 편이다. 깔끔하고 자기네들의 서비스를 잘 녹여서 표현하는 것을 원한다 거기에 이제 심플하지만 화려하게 같은 걸 요청할 수 있는 건데 신입 분이 해서 주신 메인을 보면 정말 핀터레스트에서 볼법한 화려한! 마치 패션 브랜드나 그래픽 포스터 같은 느낌이었다. 이게 틀린 디자인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원하는 바가 아닌 디자인은 맞다. 우린 클라이언트를 위해 디자인을 해야 하니까.)


3. 무분별한 인터랙션이 많이 들어가거나 아예 없다.

(여기도 슝~ 저기도 슝~ 여기는 회전 애니메이션! 저기는 고정시켜서 계속 따라다니게~ 스크롤은 엄청 무겁게~ 는 예시일 뿐이지만 이런 식으로 의도도 없고 인터랙션 있으면 멋져 보이겠지! 란 생각으로 굉장히 많이 넣어서 개발자도 괴롭게 하고 보는 사용자도 괴롭게 한다거나, 정말 아예 0으로 인터랙션까지 내가 생각하고 해야 하나? 란 생각으로 아무것도 작성해두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인터랙션 코드를 직접 짜라는 것 x 적어도 내가 작업한 디자인에서 어느 부분에 들어가면 좋은지 같은 건 코멘트로 남겨두거나 참고 레퍼런스 링크를 보여주면서 설명하는 것이 더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4. 신입은 신입이니까요.

(신입 무시가 절대 아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도 신입이다!!! 신입끼리 더 발전하기 위해 브런치를 쓰는 게 나의 가장 큰 목적이다. 신입은 신입이니까 더 배울 시간을 주는 것이다. 사수가 있는 환경이라면 사수가 작업하는 것을 보고 배우는 것이다. 원래 어깨너머로 배운 기술이 가장 오래 남는 것처럼 우리도 모니터 너머로 배워보자. 그리고 신입이 입사하자마자 너무 잘해버리면 사수는 무엇을 먹고 사나요? 이건 농담입니다.)


허둥지둥 귀여운 입사 초기 신입 (출처 @Yurang)




을 끝으로 2편을 마치려고 하는데 겨우 2년 차인 신입 주제에 내가 신입을 저렇게 평가해도 되나? 나 너무 건방진데?라는 생각이 자꾸 들긴 하지만... 내가 저런 건방진 말도 입사 초기에 들었다면 훨씬 더 좋을 것 같아서 그냥 발행한다. 열명 중 한 명에게는 도움 되지 않겠어요(?) 그럼 또 열심히 소재 생각해서 다음 글로 찾아올게요!


* 약 2년 안에 이 글을 다시 보면서 와 나 정말 미쳤나? 너무 오만하고 건방졌구나 하고 이불킥 할 예정입니다. 물론 그만큼 성장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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