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넋두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헤오 Dec 11. 2024

2월 29일

# 글감 7 : 나에게는 얼마 남지 않은 하루들

바라건대 오늘이 끝나지 않았으면 한 날이 있다.

짧다. 아마 이런 시간이 내게 다시 올 수 있을까.


수많은 우연이 겹쳐져 한 점에 모이는 곳은

민들레 홀씨가 바람을 타고 다다르는 장소와 같아

몇 시간이면 사라져 버릴 환승역이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내게 주어져야

이 같은 순간을 다시 맞이 할 수 있을까.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났다. 아니 몇 십 년.

생각보다 많은 우연들이 반복되었다.

그때를 지배했던 기쁨들도 아픔들도

이젠 아무렇지 않다.


반복이란, 슬픔도 외로움의 파도도

삼켜버리는 바다와 같아

아무런 일 없듯이 되어버리곤 한다.

언젠가 사라지는 파도는

고요한 바다를 만나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곤 한다.


앞으로의 날은 얼마 남지 않았다.

이 순간을 온전히 느끼는 것은 내 숙명이다.

언젠가 이 순간을 부정하고

그동안 못 해본 것에 초점을 맞췄었다.

자극적인 것을 찾았고, 변화하고자 했다.

돌이킨 지금 이 순간, 흔적들을 없애고자 한다.

조용히 천천히 사라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