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프리랜서 마케터가 된 이유
아이가 태어난 지 50일 즈음 됐을 무렵, 돌연 회사가 없어졌습니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급하게 다른 계열사로 인수되었는데요. 해당 사업장은 집에서부터 편도 2시간 30분으로 여차하면 고용노동부에서도 실업급여 대상자로 인정해 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전 육아 휴직이 끝나면 군말없이 출퇴근이 무려 왕복 5시간이나 걸리는 새로운 회사로 복직해야겠지요.
하지만 육아를 하며 곰곰이 생각해보니 새로운 회사는 지옥의 출퇴근길을 견딜 만큼의 메리트가 없다고 판단되었는데요.
우선 제 경우, 새로운 회사로 재입사를 하는 거라 연차가 없는 상태로 근무하게 됩니다.
새로운 근무 환경, 처음 뵙는 직원들과 상사 아래 일을 배우게 되는 신입사원의 형태로 복직하게 되는데요.
1. 만약 아이가 아플 경우, 조퇴나 결근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조직문화 특성상 핫바리 신입직원에게 이러한 편의를 봐주는 회사는 거의 없겠습니다.
2. 더군다나 회사가 인수되는 과정에서 같이 일할 상사분으로부터 워킹맘과 관련하여 부정적인 이야기를 전해 들었으니 법으로 워킹맘을 보호해주는 모성보호제도? 당연히 못 쓸 겁니다. 아니 못 씁니다.
3. 무엇보다 출퇴근길 5시간 + 기본 근무 시간 8시간 을 투자할 만큼의 임금을 받지 못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복직을 포기한 데 일조한 건 세 번째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포기하고 일을 하러 나가는 것인데 그만큼의 합리적인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끌리지 않는 게 당연한 듯합니다.
- 돈도 조금 주는데 출퇴근 거리도 멀어? 게다가 아이가 아파도 편의를 봐주기 힘들다니.
요즘 시대에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회사에 충성할 직원이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저는 자연스레 육아를 하며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고 수많은 선택지 중 불확실한 '프리랜서 마케터'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습니다.
무턱대고 뛰어든 프리랜서 마케터로 살아남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