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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아맘소영 Aug 12. 2022

02. 프리랜서 마케터로 살아남기

의미없는 전자책 출간


자신만만하게 프리랜서 마케터가 되겠다고 소리쳤지만 내심 마음속 한 켠에서는 불안한 감정이 일렁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디서 일감을 구하고 계약을 하는지 아무리 수소문해봐도 도통 답이 나오지 않더군요.


더군다나 마케팅이라고 하면 굉장히 포괄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데요. 브랜딩부터 인사이트 분석, 콘텐츠 집필, 체험단 관리 등 각기 다른 업무이지만 이 것들을 통틀어 칭하는 게 바로 마케팅입니다. 그리고 이 안에서 브랜드 마케터, 퍼포먼스 마케터, 콘텐츠 마케터, SNS 마케터 등 다양한 세부 직업으로 분류되지요.

보통 이러한 업무들을 전부 해낼 수 있으면 일감 걱정 없는 프리랜서 마케터가 될 수 있겠지만 저는 그게 아니기 때문에 막막했습니다.


마케터 중에서도 가장 흔한 콘텐츠 집필, SNS 관리가 주 업무였으니까요.




열심히 검색해 알아본 결과 다른 프리랜서 분들을 참고해보니 대부분 기존에 알고 있던 거래처들과 컨텍하여 계약을 따 내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전 기존 마케팅 회사에서도 단일 거래처를 맡아왔고 그 마저도 인수된 사업장에서 함께 데려갔기 때문에 인맥을 동원하여 일감을 얻는 일은 불가능했습니다. 오롯이 제 힘으로 인맥을 쌓을 수밖에 없었죠.


- 육아휴직 중이고, 인맥도 없는 핫바리 마케터를 누가 써줄까.


라는 생각에 정말 많은 생각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결론을 내렸습니다. 일단 뭐라도 실천해서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기로요. 거래처나 고객님들께 보여 드릴 결괏값이 있어야 저라는 마케터가 매력적으로 보일 것 같았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마케팅 관련 업무 중 최대한 빠른 결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이 든 게 바로 전자책 출간이었습니다. 최근에는 PDF 전자책이라는 개념이 생겨나 출간 장벽이 낮아졌기도 하고 한 부씩 팔릴 때마다 저자에게 '일정의 수수료'가 들어오는, 그야말로 연금 같은 부수입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포트폴리오도 만들고 부수입원도 창출하고. 님도 보고 뽕도 따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라 생각하며 만성피로에 시달리며 전자책을 만들었습니다. 판매처는 프리랜서의 성지로 불리는 'kmong' 플랫폼이었습니다. 간혹 크몽 전자책 발간에 도전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반려당하는 일이 잦았다는데 저는 정말 운 좋게 한 번에 합격하여 사람들에게 피땀 눈물이 담긴 전자책을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판매하게 된 전차잭의 결과는 가히 참혹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크몽에서 주는 광고를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로 이어지지 않았고 심지어 장바구니에 담는 개념인 '찜하기' 개수도 크게 늘지 않았습니다. 단 한 개의 판매가 이루어진 건 부끄럽지만 지인이 전자책 출간 소식을 듣고 구매해 준 것입니다.  


아무도 찾지 않는 전자책.
하지만 저는 이게 어찌 된 영문인지, 그 이유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만든 전자책 분량


맛보기로 보는 전자책 콘텐츠의 질과 가격이 맞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급하게 작성한 책인 만큼 퀄리티가 낮았으며 판매가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내용들이었던 것입니다. 다른 몇몇 프리랜서 작가님들의 책들을 살펴보았습니다.


다른 프리랜서 분이 만든 전자책 분량


평균 약 90p. 적게는 70p부터 많게는 250p까지 있었는데요. 최소 분량인 20p를 지킨 제 책과 가격은 엇비슷했습니다. 가격 면에서도 콘텐츠 질 적인 부분에서도 두 마리의 토끼를 전부 놓친 셈이 되었지요.



이번 일을 계기로 값진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흑역사가  전차잭의 아픔은 잠시 뒤로   곧바로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쌓아 가기  다른 방안을 찾아 나섰는데요.


 방안은 글쓰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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