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고백
쿠알라룸푸르는 사람이 정말 많다. 중심가에 머물던 나는 늘 마주 오는 수많은 인파를 감당해야 했다. 주말의 몰은 웅성웅성 소리가 울릴 정도로 다양한 얼굴들이 떼 지어 움직였다.
나에게는 불안이 있다. 4년 전 찾아온 공황을 벗어냈지만, 무언가에 잠식당할 수 있다는 불안이 있다. 그 불안을 이곳에서 제법 여러 차례 느꼈다.
바깥은 더웠고, 실내는 추웠다. 평일 점심시간의 직장인들, 전철역 통로를 양 방향으로 바삐 오가는 사람들, 몰 입구 쪽의 빼곡한 사람들, 저녁 분수대 앞에 빈 틈 없는 군중들. 살면서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서 살아보기는 처음이었다. 그들은 나를 신경 쓰지 않을 텐데, 나는 자주 기가 빨렸다.
아이와 함께 길을 나선 날이었다. 전철을 타고 4개의 역을 지나 내린 곳은 시내 중심가와는 아주 달랐다. 우리가 지내는 곳이 빌딩 숲과 화려한 몰이 즐비한 강남이었다면, 그곳은 낯선 지방의 버스 터미널 앞 같았다. 마치 내가 조금 전까지 있던 도시가 거짓처럼 느껴지는. 도로에 차가 가득 뒤엉켜 움직였고, 길 양쪽으로는 낮은 상점들이 광택 없이 늘어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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