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휴직의 피날레는
"여보, 나 은행인데..."
이 말이 내 복직의 원동력이 될 줄 난 알았을까. 복직을 며칠 앞둔 어느 날, 그날도 작업할 거리를 챙겨 좋아하는 카페에 가려던 차에 남편에게서 연락이 왔다. 남편이 회사에 다닐 때 받았던 신용대출이 지금은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것. 모든 짐을 다시 내려놓고 책상에 앉았다.
"기다려봐. 나한테 얼마 있어."
그렇게 나는 그의 ATM기가 되었다. 비상금을 모으던 저수지 같은 계좌,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돈들을 끄러 모아 그에게 통 크게 송금했다. 짧은 시간 이리저리 머리 굴리며 긴장했던 게 일이 일단 해결되자 안도감으로 돌아섰다. 아니, 안도감을 찍고 다른 감정으로 돌아섰다.
'오늘 완벽한 날이 될 뻔했는데...'
손에 꼽힐 휴직 날을 남기고 하루하루 룰루랄라 보내고 있었다. 복직원을 제출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20여 일 더 남아있는 휴직을 연장해서 쓸까 고민도 했었다. 그러지 않길 정말 잘했구나. 그는 이렇게 내 복직의 커다란 원동력이 되었다.
지난 몇 년 간 나는 때때로 그의 ATM기가 되어주었다. "얼마"하고 이야기하면 그보다 더 얹어서 보내주기도 했다. 밤낮없이 열심히 일하는 그였지만 지금 하는 일로는 직장인의 월급 같은 안정적인 수입을 거두지 못하기도 했고, 매달 집 대출금도 그의 통장에서 빠져나가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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