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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세흔 Mar 10. 2023

백합조개

오늘 남편과 바람 쐬러 나섰다.

남편이 집에만 있다 보니 답답했나 보다

나가자고 하기에 따라나섰다.


공기가 정말 안 좋았지만 기온이 높아져서 에어컨을 틀어야 했다.

늦은 점심으로 백합조개 칼국수를 시켰다

국물이 진하고 개운해서 맛있게 먹었다


백합조개를 생각하면 어릴 적 기억이 떠오른다

우리 엄마는 평생 자식을 셋 낳으셨는데

20세, 35세, 42세 이렇게 23년 동안 셋을 낳았다.


내가 8살 때 동생이 태어났는데 엄마가 입덧이 심하셔서 음식을 못 드시다가 언니가 큰 백합조개를 구워주면 드셨다고 했다.

그때 내가 먹고 싶어 하니까 나 모르게 엄마만 구워서 드시도록 했었단다.

아마 큰 백합조개는 많이 비쌌는가 보다.


엄마가 아기를 가지면 눈앞에 자식도 안 보인다고...

엄마가 이야기하시던 생각이 난다.


아마 자연의 법칙이겠지 그래야 뱃속 자식이 클 수 있겠지~~


나는 결혼 후 딸이 감을 좋아하는데, 시어머니도 무척 좋아하셔서 한 박스를 사면 나는 먹을 것이 없었다. 

그래서 두 박스를 샀다.


나는 누구도 못 먹는 일이 없도록 특히, 나도 먹을 수 있게 넉넉히 사는 버릇이 있다.

먹을 것을 갖고 아쉬워하는 일은 없도록 그만 먹겠다고 할 때까지 사서 쟁여놓는 버릇이 있다.


나는 원래 혼자 크면서 어려서 음식을 너무 안 먹어 엄마가 무척 고생을 하셨는데, 왜 그런지 나는 내 아이를 키울 때는 식탐을 갖고 아이들이 먹으려 드는 게 싫어서, 음식이나 간식을 늘 풍부하게 사서 질릴 때까지 먹도록 했다.


이유가 뭘까?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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