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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효재 Oct 22. 2024

여행의 즐거움

경치보다 사람

어제저녁 몬트리올 시내의 유명한 프랑스 레스토랑 모다비(Modavi)에서 먹은 음식이 맛있었다.


어니언수프의 맛은 오묘했다. 오징어 튀김도 입에 착 달라붙었다. 양고기는 가족들 사이에 호불호가 갈렸지만 나는 그 부드러운 식감이 참 좋았다. 소스의 맛이 익숙해서 좋았다.


하루가 지났는데 모다비의 기억이 여전히 즐겁다. 음식도 좋았지만 우리 테이블을 서빙하던 젊은 청년의 미소가 잊히지 않는다. 바쁘게 이 테이블  테이블을 오가며 서빙하는 그는 언제나 누구에게나 환하게 웃어주었다.


돈 벌기 위한 미소가 아니라 그의 내면에 있는 섬김의 즐거움을 표현하는 미소로 느껴졌다. 적절한 선을 유지하면서도 손님의 필요에 적극적으로 응대하는 프로 서비스가 예술 같았다. 우리 일행의 일치된 의견이었다.


몬트리올의 한 한인교회에서 설교를 했다. 1부 예배 설교를 마치고 2부 예배를 준비하는 시간에 갑자기 위경련이 일어났다. 배가 너무 아팠다. 아침에 공복에 커피와 사과를 먹은 것이 문제였다.


배를 움켜쥐고 쉬고 있는데  갑자기 사모님이 따뜻한 한방차와 약밥을 가져오셨다. 한 권사님이 지난 금요일 강의시간에 내가 기침하는 것을 보고 준비해 주신 것이라고 했다.


차와 약밥을 먹고 위경련이 가라앉았다. 비록 몸상태는 좋지 않았지만 설교를 마칠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은 우리 가족이 5년 만에 함께 모이는 행사였다. 두 아들과 두 며느리, 딸이 서로 협력하고 격려하고 섬기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참 행복했다.


아이들은 서로 주방일을 자원했고 서로 돈을 내려고 했다. 우리 집에서는 남자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하고 설거지 하는 것이 전혀 낯설지 않다.


몬트리올의 가을 경치는 눈부시다. 밝은 빨강과  노랑 잎들이  합창하는 듯한 단풍이 정말 아름답다. 캐나다 국기의 상징이 될 단풍이다.


몬트리올은 세인트 로렌 강이 감싸고 있는 큰 섬이다. 잔잔하게 흐르는 강물이 차분하고 예술적인 도시 분위기를 낳고 있다.

 

몸은 피곤하지만 여행이 즐겁다. 경치도 아름답지만 사람들이 아름답다. 사실은 아름다운 사람들이 경치와 여행을 더 아름답게 만든다. 사람이 최고의 경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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