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까지 가자≫, ≪대도시의 사랑법≫
고전과 현대문학의 감상 비율을 적당히 조절하려고는 하나, 어느 분야에서든 굉장한 근본충(..)이기에 뿌리가 부족하다 느끼면 불안해서 고전을 더 많이 읽게 된다. 오랜만에 알라딘에 들렀다가 현대문학 작품을 들었다.
성경과 오래된 철학책을 포함해 고전을 읽으면 깨달음을 얻는다. 명확하고 선명하게 보여주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깊게 명상하게 되고 스스로의 방식으로 해석해보며 성숙을 도모하게 된다.
반면 이번 장류진 작가님의 책을 읽으며 초반에는 편한 어투와 공감되는 내용에, 그리고 같은 시대를 살아가기에 더욱 생동감 넘치게 느껴지는 인물들에 요런 게 현대 문학의 묘미지, 편하게 생각하다가도 의외로 내가 생각한 방향과 다르게 흘러가는 정황에 아차 싶었다. 명상하며 내면을 단련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지면에서 살아 움직이는 인물들처럼 현생을 잘 살아내는 것도 중하다. 마지막 한 장을 넘기며 당장 내일의 나에 대해 생각했다.
번역 없이 국내 작가가 한글로 쓴 책이기에 새로우면서도 와닿는 표현과 문장들에 배움이 있었고, 언어는 살아있기에 변화하는 맞춤법에도 요새는 어느 정도의 허용이 있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나도 매번 신박함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후 창비 출판사의 현대문학에 꽂혀서 또 알라딘에 들렀다.
그리고 만난 박상영 작가님의 ≪대도시의 사랑법≫. 완독한 후 뒤늦게 인터네셔널 부커상에 노미네이트(!)되었던 작품이란 걸 알게 되었다.
사랑에 대해 깊숙하게 생각하고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짧기도 하고, 잘 읽히기도 했지만 그만큼 정말 맘 깊이 와닿아서 새벽녘까지 읽다가 단숨에 완독했다. 그리고 그 새벽에 연인에게 고백을 했다. 투명한 진심을 온전히 다하는 그에게 감사하다 전했다. 왜인지 눈물이 다 나서 혼났다. 좀더 맑았던 때의 나라면, 아직 닳지 않았던 때의 나라면. 나도 더 자주 고백할 수 있지는 않았을까 자문했다. 언젠가 소모되었을 마음이 아깝기까지 했다. 모아모아서 그에게 주었다면 좋았을걸. 아무튼 그런 맘을 들도록 한 책이었다.
최근엔 문학동네 북클럽에 가입해 이런저런 이벤트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으니, 조만간 정리해 남겨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