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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젊은최양 Apr 06. 2023

비전공자가 말하는 미술의 이해 #5

고전주의, 역사주의, 낭만주의

19세기부터는 점차 짧은 기간 안에 다양한 미술 양식이 펼쳐지며 한 세기 안에 고전주의, 역사주의, 낭만주의가 공존하게 된다. 독일의 미술사가이자 고고학자인 요한 요아힘 빈켈만은 17세기 그리스 미술을 주제로 한 책을 집필하며 최초로 고대 미술품을 시대적으로 정리하고 그 시대 미술품을 미술사상 최고의 작품이라고 기록했다. 그리고 동시대 미술가들에게 고전 미술의 특성인 "고귀한 단순함, 고요한 위대함"을, 즉 정적인 에너지를 안으로 응축한 예술을 재현하라 주문했고 이는 감상자에게 작품으로 하여금 심리적 거리감을 느끼게 했다.  

안톤 라파엘 멩스의 요한 요아힘 빈켈만

앞서 <비전공자가 말하는 미술의 이해 4>에서 빛과 색 보다 형을 통한 고정된 이상화, 즉 고대와 르네상스를 모범적 시대로 간주한 것을 '고전주의적'이라 말했는데(https://brunch.co.kr/@4bc94e5c30d144f/9) 이러한 표현 또한 요한 요아힘 빈켈만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1750~1820년 사이 건축가들은 고대와 르네상스 건축 규범을 적용했고 회화와 조각에서는 순수하고 단순한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베르텔 토어발센의 독수리에게 물을 먹이는 가니메드

르네상스 시대부터 고전주의에 반하던 바로크 시대를 넘어 고전적 엄격함을 지향하게 된 19세기까지 예술 의지꾸준히 상승했다. 이러한 신고전주의 작품은 감상자에게 심리적 거리감과 동시에 숭고미를 느끼도록 한다.

안토니오 카노바의 큐피드 키스로 환생한 프시케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멀리 있는 어떤 것의 일회적 나타남과 같이 느껴지는 이 특유의 인상은 그 시절 미술가들이 의도한 것이었다. 즉, 신고전주의 미술가들이 의도한 숭고미에 의한 아우라(oura)인 것이다.


요한 하인리히 빈헬름은 1779년 로마에서 괴테를 만난다. 그리고 그와 함께 로마에서 나폴리로, 시칠리아로 여행하며 도중 괴테의 초상화를 그린다.

캄파니아에서의 괴테

괴테는 로마의 오래된 의상을 걸친 채 무너진 이집트의 오벨리스크 위에 앉아 있다. 요한 하인리히 빈헬름이 그린 괴테의 모습은 실제한 장면인 것 같지만, 그리스 미술이 이집트의 고미술을 극복했다는 것을 상징화한 모습이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왼발만 두 개다. 또한, 이피게니에와 오레스트에 관한 괴테의 희곡을 상징하듯 그리스의 부조도 놓여있다.

3년 전 여름, 민음사에서 출간된 괴테의 ≪이피게니에·스텔라≫를 읽고 다음 감상을 끄적였었는데, 작품은 물론 당시 나의 시절까지도 떠오르게 하니 문학과 예술은 대단하다.



당신들도 그럴 수 있게 된다면 좋겠지요. 모든 증오가 일순간에 사라지고, 설령 하늘에 시커먼 구름 한 점 걸려 있어도 곧 별들로 뒤덮여 높은 곳에서 아주 밝은 빛이 비치고, 전 세계가 우리로부터 조화를 배우게 되는 것 말입니다. 지상 최고의 행복에는 외부와의 살벌한 싸움이 끝난 후 찾아든 내적 평화도 깃들이게 되겠지요.


1-2년에 꼭 한 번씩은 시간 내서 여기저기서 만나는 고등학교 동창 H와 이번에는 강남에서 몇 시간을 주야장천 앉아서 서로에 대한 요새의 취향을 나눴다. 우리는 고등학교 때부터 확실한 취향이 있던 애들이었고, 온전히 같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등 돌린 방향의 그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소소한 대화를 종종 즐겼었다. 그 친구는 나의 별것 아닌 것들을 지금까지도 기억해주었고 나는 큰 감동을 느꼈다. 같은 반 한 번을 안 했음에도 지금까지 진짜 편하게 볼 수 있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 같다.

시간이 조금 떠서 마지막에 중고서점에 들러 각자 책을 잠깐 읽었는데, 그날 대화했던 젊은 우리들의 이야기가 1767년 열여덟의 괴테가 쓴 작품에 그대로 담겨 있어 우리에게만 있을 대화일 줄 알았던 것들을 담은 그 옛날 과거의 작품을 담아오지 않을 수 없었다. 젊은이들의 생각은 시대를 넘어 한 점에서 만나나 보다.


아무튼, 다음은 역사주의 예술이다. 대표적인 예술가로 스페인의 젊은 화가 프란시스코 호세 데 고야 이루시엔테스를 들 수 있다. 고야는 고전주의 양식을 익히지 않고 그만의 고유한 방식을 체득해 왕가의 초상화를 그렸다. <비전공자가 말하는 미술의 이해 4>에서 말한 바로크 시대 벨라스케스가 왕가의 그림에 자화상을 포함시킨 것처럼 자신의 모습을 담았다. 그림의 어두운 왼편을 보면, 고야를 볼 수 있다.

카를로스 4세의 왕가


프랑스의 외젠 들라크루아 또한 고전주의적 화법에서 탈피해, 프랑스혁명에 대한 그림을 그렸다.

자유는 국민을 바리케이트로 인도한다

당시에는 낭만주의와 함께 자연이 신의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다는 표현도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일상생활을 그대로 그리는 사실주의란 개념도 등장했다.

다음은 독일 화가인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작품이다.

빙하

또한, 다음은 프랑스의 사실주의 화가 구스타브 쿠르베의 작품이다.


이번주엔 또 몇 년 만에 H에게 연락을 해봐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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