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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퓰러 Jul 02. 2024

계획은 없지만 준비 중인 여름휴가

여름이 왔다.


회사에서는 여름휴가 계획을 내라고 한다.

한 달을 다녀오겠다는 사람, 2주를 다녀오겠다는 사람 1주를 다녀오겠다는 사람...

다양하다.


관건은 유사한 업무를 하는 사람들끼리 휴가가 겹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나 혼자 하는 업무의 중단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


돌이켜보면 여름휴가를 "계획"했던 적이 없다.

여름휴가를 명목으로 계획해서 떠난 휴가지는 휴가 목적으로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 안에서 제대로 된 휴양을 하기란 어렵다.


컨설팅 프로젝트를 주된 업무로 하던 시절에는 일 때문에 제대로 된 여름휴가를 다녀올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끝나면 여름휴가를 못 갔어도 좋은 계절을 즐길 수 있었기에 기꺼이 에어컨 나오는 사무실에서 업무를 하는 것을 받아들였다.


프로젝트 단위가 아닌 연단위의 업무를 하는 지금과 같은 때는 남들 쉴 때 무조건 쉬어야 함을 체감한다.

그렇지 않으면 1년 내내 쉴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몇 년 전부터는 나이가 들어 체력이 많이 떨어졌는지 여름이 되면 나도 모륵게 지치기 시작했다.

시원한 사무실에 앉아 있어도 집중이 어렵다.

하루라도 여름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지 않으면 점점 피로가 쌓인다.

그러니 여름에는 여름휴가를 무조건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비록 그것이 무계획이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서 쉬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히든 포텐셜>을 포함한 많은 책들은 휴식은 자신의 안위에 투자하는 행위이며, 주위를 환기하고 아이디어를 창출할 기회라고 말하고 있다. 휴식은 중요하다.


며칠 전부터 집중이 어려웠던 이유가 여름이 와서였나 보다.

재밌는 영화를 봐도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토요일 아침에는 늦잠을 자다가 11시에 있는 필라테스 수업도 날려먹었다.

몸도 정신도 여름을 맞아 지쳐가고 있는 것이다.


세월이 지나 보니 알겠다.

나이가 들어보니 알겠다.

여름은 시원한 곳에서 쉬엄쉬엄 일해야 한다.

휴식도 시원한 곳에서 여유롭게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연말까지 일관되게 질주할 수 있다.


이번 여름에도 나는 여름휴가 계획이 없다.

하지만 계획이 없어도 편히 쉬기 위해 집 주변의 시원한 곳을 찾아 피서 준비를 하고 있다.

집과 가까운 곳에 투썸 매장이 두 개나 생겼다.

올여름 피서는 투썸으로 떠나볼까 한다.


에어컨을 마음껏 쐴 수 있도록 가성비 좋은 호텔로의 호캉스 여행도 다녀올까 한다.


슈앙님이 생일이라고 투썸 기프티콘을 선물로 줬다.

센스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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