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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Jul 21. 2024

독립국과 통일국 중 입장이 묘연한 한국에 대한 관심

해외에서 남한이냐 북한이냐 묻는 외국인들의 마인드, 정체성 혼란

https://youtube.com/shorts/oADb8fxK4S0?si=0nH3Fr27KnR0rljN


저도 프랑스에 9개월인가 있었을 때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종종 북한이냐 남한이냐 묻곤 했습니다. 해외에서 자유롭지 못 한 북한의 실정을 너무 모르는 외국인들의 질문이었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런 질문을 하는 외국인들의 반응 대부분은 <북한이 그런 나라인데 너희 나라는 어떻게 그러냐>는 맥락으로도 이어져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곤 했습니다. 


2차 대전 이후 세계 각국이 독립하면서 같은 나라였지만 이제는 거의 독립된 국가로 인정받는 경우와 (물론 여전히 해당 국가 간에 군사적 긴장이 존재하긴 하지만) 전쟁을 치르면서도 어떻게든 분단에서 통일을 이룩했던 독일이나 베트남 같은 경우를 보면, 해외 사람들이 봤을 때 한국은 어떤 방향을 지향하는지 궁금할 수 있다고 보고, 그런 궁금함의 연장선에서 질문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봅니다. 


생각보다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이 처한 분단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것도 놀라웠고 (오히려 한국인으로서는 딱히 뉴스를 볼 때 외에 분단된 사실을 인지조차 못 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에) 이런 북한의 실상에 대해 같은 민족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경우도 많았어서, 저도 처음에는 <왜 이러지?> 이랬다가 지금은 외국인들이 가진 다양한 역사적 배경 예를 들어 식민 지배로 인한 이주, 난민으로 이주, 정치적 탄압으로 인한 이주, 잦은 내전으로 이주 등등으로 인한 관심이라는 걸 이해하게 됐습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군사 분계선이 워낙에 철저하게 지켜지는 편이고 분단은 됐지만 인종 자체도 같은 민족인 데다가 같은 언어를 사용하며 어떤 종교적 혹은 사상적 신념에 의한 테러의 위험도 사실상 거의 없기 때문에, 이후에는 이런 문제로 정체성에 갈등을 빚는 외국인들의 입장을 이해하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한국에서야 공산당이나 사회주의가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할 수도 없지만, 미국이나 서구 유럽 등 외국은 이러한 정당도 실제로 존재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 한국이 정당성(?)을 어떻게 찾을지 궁금해한다고 생각합니다.


파리에 소송하느라(?) 체류하면서 억울한 부분도 많이 경험했지만 다양한 사상과 종교, 그리고 인종과 갈등이 실존하는 공간에서 가질 수밖에 없게 되는 그 정체성적인 측면이 한편으로 좋았다고 생각하고 (한국인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 유학생님도 그런 측면에서 바라보면 또 다른 게 보일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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