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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달의 어두운 면에서 만나자

20241009 제 13회 음감회록

이음세 음악 감상회 @ieummmsae

이음세 음악 감상회 매거진 @ieummmsae_mag

충남 공주시 흑수골길 41 2층


Pink Floyd - The Dark Side of the Moon

by. 이영재 @black__clouds504


    고대의 천체 관측은 육안 말고는 마땅한 수단이 없었다. 그렇다 보니 현재와 같은 위성과 항성 등의 천체 구분은 시대적 한계로 불가능했다. 고대인들이 달과 태양을 명확히 구분치 못한 것은 필연적이었다.


     하지만 인간의 직감은 때때로 놀라운 적확성을 발휘해, 이성보다 앞서 본질을 통찰해내는 경우가 있다. 인류는 한나절에 떠 있는 태양과 다른 한나절에 떠 있는 달이 대등한 존재가 아니란 것을 그저 직감만으로 간파해냈다. 실로 놀랍다고밖에 할 수 없다.

1968년 1월의 핑크 플로이드. 왼쪽부터 닉 메이슨(드럼), 시드 배릿(기타, 보컬), 데이비드 길모어(기타, 보컬), 로저 워터스(베이스), 리처드 라이트(키보드)

    달은 항성이 아닌 위성에 불과하다. 우리가 보는 달빛은 태양광의 반사일 뿐이다. 달은 생명체가 아니지만 우리가 달이라면 퍽 슬플 것이다. 결국 스스로의 빛 없이 타자의 빛을 반사할 뿐이니까. 고대의 인류는 달이 본질적으로 태양에 예속된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 깨달음은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라는 한 청년들에게도 전해진다.

The Dark Side of the Moon (1973)

    “달의 어두운 면(The Dark Side of the Moon)”이라는 앨범의 제목. 밤하늘의 달을 바라보던 청년들은 문득 달이란 존재가 인간과 꼭 닮은 구석이 있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자신들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지 못하는 존재. 피각으로 영원토록 닿지 못할 이데아를 가장하는 한편 그 너머에 잠복한 폭력성. 항성을 가장하고 자신의 어둠을 가리는 달과 인간은 사실 본질적으로 같았다. 이들은 이 이야기를 음반으로 엮었고, 이 앨범은 역사상 가장 흥행한 아트 록 앨범, 핑크 플로이드의 The Dark Side of the Moon(1973)이었다.


 이 앨범의 인증 판매고는 대략 4350만 장 정도로 추산된다. 이것도 실제 판매된 분량 중에서 팔린 것이 실제로 검증된 분량만 합친 것으로, 소위 부틀렉(Bootleg)이라고 하는 불법 복제판까지 합치면 그 양이 더 커진다. 세계 음반 판매량 순위 중 당당하게 2위를 기록한다. 그만한 대중들의 인정을 받은 앨범이란 뜻이다. 정작 이 앨범이 전혀 대중적이지 않은 성향이란 건 웃기지만.


 이 음반은 철저히 인간의 무의식을 파헤친다.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는 낭비, 결국 만물이 죽음으로 귀결됨을 아는 허무. 그 허무가 낳은 탐욕과 편 가르기. 늑대로서의 인간이 모든 인간사를 무용하게 함을 고백하는 한편, 스스로가 빛 속의 존재임을 주장한다. 이 앨범의 10개 트랙은 단 한 곡도 인간 비판의 궤도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인간의 진보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진 않는다. 그저 너희의 본질이 그렇기에, 우리는 손 쓸 수도 없다고. 다만, 너희의 위선을 꼬집어줄 순 있다고. 사실만을 적시하며 이 말을 하는 본인조차 미쳐가고 있음을 고백한다. 


 더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이 철저한 인간 비판을 꼼꼼히 뜯어보면 인간에 대한 위로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철저한 매도의 가사와 대치되는 몽환적이고도 감미로운 사운드. 절묘한 둘의 병존은 인간을 꾸짖는 한편 인간이 다시 일어서 이상향을 쫓기를 바라는 듯하다.


 우리가 “운명”이라는 것에 본능적인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는 그 존재를 우리 스스로 부정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시작과 끝은 탄생과 죽음으로 결정되어 있으며, 인간의 행동 변수는 유한하기에 결국 과정만 다를 뿐인 죽음으로 귀결되고야 만다. “우리가 선택하면 미래가 바뀐다”는 격언은 그저 우리네 삶을 이 과정에서 저 과정으로 옮기는 것이지 궁극적인 목적지를 바꾸지 못한다. 내 생각에, 핑크 플로이드가 이 앨범으로 우리에게 울부짖는 메시지는 이것인 것 같다.


“우리가 찾지 못한 답을 찾아다오.”


 이 앨범을 만든 우리들은 도저히 인간이란 존재가 그 숙명을 초월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고. 하지만 우리는 인간의 가능성을 믿으니, 부디 우리가 찾지 못한 그 절망으로부터 탈출할 방책을 우리에게 들려달라고.


 우리 이음세가 이 앨범을 이렇게 깊게 이해한 것도 근자의 일이다. 우리의 해석이 틀릴 수도 있다, 우리는 -세간의 평을 빌리자면- “이상한 음악이나 듣는 철부지들”에 지나지 않으니까. 그렇지만 도리어 그렇기에, 우리의 철없는 눈이 그들의 뜻을 깨달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오늘 밤, 다시 한 번 The Dark Side of the Moon을 재생해본다. 그들의 절규를 듣고, 그들의 숙제를 다시 한 번 점오해보기 위해.


 

 이제 우리가 함께 들었던 노래들의 설명과 여러분들의 감상평을 한 번 공유해보고자 한다. 서면으로라도 우리가 그날 느꼈던 감정들이 전달되기를 바라본다.



1. Speak to Me (1:06)


-도입부가 공포 영화 같아서 불안했다.

-처음에 심장 박동처럼 느껴져서 다음 노래에 더 잘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에 집중하지 않으면 지나쳤을 수도.


Very hard to explain why you’re mad, even if you’re not mad


네가 왜 미쳤는지 설명하긴 정말 어려워, 네가 미치지 않았지만 말야


    The Dark Side of the Moon이라는 명반을 시작하는 트랙. 이후 나올 트랙의 노이즈들이 난잡하게 섞이는 한편, 불안한 나레이션이 이 앨범이 지향하는 바를 축소해서 우리에게 전달한다. 거세게 뛰는 심장 박동이 우리가 지금 일생일대의 고민을 하고 있음을 긴박하게 알려온다.



2. Breathe (In The Air)


-나른하고... 재즈 바에서 나올 것 같은.

-말 그대로 편하게 숨 쉬는 듯한 음악이다 . 그러나 가사는 바쁘게 , 열심히 살아가라는 듯이 말하고 있다.

-뭔가 가사가 희망적이...다가도 채찍 같기도 한데 멜로디 때문에 우울하게 느껴졌다.

-토끼가 파고 있는 굴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You race towards an early grave


넌 너무 일찍 죽어가고 있어


비명 소리와 함께 시작하는 노래. 다소 몽환적인 분위기로 토끼를 인간으로 은유한 가사를 내뱉는다. 어째서 인간이 토끼일까. 바쁘게 살지만 정작 남기는 것이 없는 것은 동일하단 것일까.



3. On The Run (3:45) 


- 빠른 기계음 소리 때문인지 기괴한 느낌. 이게 내 lp 판에서 나왔다면 무서워서 껐을 듯.

- 이게 뭐지 …? 싶을 때 쯤 가사가 나오나 했는데 여전히 이게 뭐지... 싶고 3 분 45 초 동안 불안함이 지속되었다.

- 가사를 알고 들은 것은 처음인데 가사와 함께 듣고 보니 항공기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신기했다.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도 있었다.


Live for today, gone tomorrow, that’s me….. Hahahaha!


오늘만 살고, 내일 떠나버려, 그게 나야….. 하하하하!


 비행을 형상화한 트랙으로, 인간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하는 곡이다. 미래에 대한 대비 없이 현재를 낭비하는 인간들에 대한 일침 또한 존재한다.



4. Time (6:53)


- 처음에 가지각색의 종소리가 나오는 게 주목을 확 끌었고 가사에 가시가 있어서 아팠다. 그만 뭐라 하세요... 기타 솔로 파트가 정말 좋다 ~라고 생각할 때 쯤 또 "너는 노력도 안하는 인간 말종!!"이라고 호통친다.  “너는 죽었고, 노래도 끝났어, 더 할 말이 있었는데” 라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 너가 하는 건 모두 쓸모없고 시간 낭비만 하는 짓이다, 그리고 시간을 이길 수 없는 노력들...을 풍자하는 노래 같다. 근데 우선 기타 솔로가 소름 끼치도록 좋았다.

- 짜증 나는 아침 알람 같은 소리에서 시간이 가는 걸 느낄 수 있는 소리가 이어지는 게 인상적이다. 미래를 깊게 생각해본 적 없는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곡이다.

- 영국의 방식이라는 가사가 웃겼던 곡... 치고 나오는 보컬이 인상적이었고 낯선 사운드로 곡을 가득 채워주었던 이전 곡들과는 다르게 기타 솔로가 눈에 띄는 부분이라는 느낌이 없어서 놀랐다.


Tired of lying in the sunshine, staying home to watch the rain


햇빛을 쬐며 누워있는 것도, 내리는 비를 보며 집에 틀어박히는 것도 질렸어


----


The Time is gone, the song is over. Thought I had something More to say...


넌 이제 곧 죽을 테고, 이 노래도 끝이 났어. 더 할 말이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지만...


 인간의 인생이 허망함을 직접적으로 토로하는 트랙. “해”로 은유된 인간의 이상향을 따라잡으려 노력하지만 그는 결국 이뤄지지 못하고 인간은 숨을 거두게 됨을 은유한다. 이 곡의 백미라 한다면 단연 기타 솔로로, 기타월드(Guitar World)지에서 선정한 가장 위대한 기타 솔로 100선에 들기도 했다.



5. The Great Gig in the Sky (4:43)


- 클레어 토리의 즉흥이었다는 게 거짓말 같은 곡!!

-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는 하지만 하늘에 있는 신에게 죽고 싶지 않다고 울부짖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곡. 그런 그 모습을 풍자하는 느낌.

- 중간 나래이션 빼고 가사가 AAAA— 밖에 없어서 뭔가를 이해하긴 어려운 것 같다. 여자의 목소리가 어떤 부분은 감미로운 허밍같기도 하고 뭔가 악에 받친 것 같기도 하고 헷갈렸다.

- 항상 악기와 보컬을 조화롭게 들으려고 노력하는데 보컬이 너무 대단해서 귀를 뺏긴 기분이었다 .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말하는 건 정말 두렵지 않은 걸까, 아니면 오히려 두려워서 배짱 부리는 걸까. 남의 속이 참 알기 어렵다.


Why should I be frightened of dying? There's no reason for it. You've gotta go sometime


왜 죽음을 두려워해야 하는데? 그럴 이유가 없잖아, 너도 언젠간 죽을 텐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나레이션으로 시작되는 트랙. 나레이션과는 상반되게도 보컬은 시종일관 절규하며 시시각각 죽음으로 다가가는 삶에 저주를 퍼붓는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사람은 없다. 다만 담대해 그를 인내하는 자가 있을 뿐.



6. Money (6:22)


- 집게사장 디스곡.

- 4번 트랙이 대놓고 신랄하게 까는 느낌이라면 이 트랙은 화폐 만능주의인 사람들을 돌려 까는 느낌. 인트로의 동전 소리와 카운터 돈통 여는 소리가 어느 순간 비트로 변하는 게 인상 깊었고 앞선 트랙에 비해 템포가 빠르고 신나서 마음에 들었다.

- 역시 원류를 들어야 된다. 검정치마, 실리카겔 듣기 전에 오리지널을 들어야된다...

- 처음에 돈 소리와 쓸어 담는 소리 같은 거랑 점점 맞으면서 음악만 남겨지는 게 묘하게 기억에 남는다.

- 7박으로 시작하다 4박로 바뀌면서 갑자기 달리는 느낌이 드는 게 인상 깊었다. 애초에 7박을 쓴 것이 노래를 한층 더 흥미롭게 만든다.

- 돈 세는 소리가 비트로 바뀔 때 짜릿함... 이것도 물론 돈을 쫓는 사람들을 풍자하는 가사와 점점 빨라지는 비트, 돈이 만악의 근원이라면서 임금을 올려 달라 말하는 양면적인 모습을 비판하는 노래같다.

- 빠르고 빠르다. 돈에 미련 없는 상류층이 상류층들을 비판하는 느낌이 들었다. 색소폰 솔로를 들으며 기생충 영화가 생각이 났다.


Share it fairly, but don't take a slice of my pie


공평하게 나눠, 근데 내 몫은 건들지 마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현대인들의 태도를 비판하는 곡. 한편으로는 물질만능주의를 비판하며 위선을 떨지만, 또 한편으론 스스로의 영달을 추구하는 이중적 잣대는 현대 사회에도 적용되는 일침 아닐까. 인간이 영달을 추구하는 것은 어디까지가 "인간다움"의 범주에서 소화될 수 있을 것인가.



7. Us and Them (7:49)


- 메타인지가 가능한 인류의 비극을 쓸데없이 너무 아름답게 표현했다.

- Money 에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연결, 오르간으로 시작되는 성스러운 무드, 브라스로 시작되는 회한의 감정, 어딘가 공허하게 들리는 보컬. 가사의 내용을 모르고 들어도 생각이 많아지는 트랙입니다. 70 년대에 만들어진 앨범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정교한 오토메이션과 악기 배치가 놀랍고, 우리나라에서는 후크송과 트로트가 유행할 때, 프레이즈마다 조금씩 딜레이를 넣고, 멜로디를 변주해서 질리지 않는 탑라인을 만든 것도 놀랍습니다. 도대체 아티스트는 어떤 음악 세계를 살아온 걸까요. 이걸 듣고 반응해준 영국과 미국의 리스너들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 걸까요. 그리고 우리 입장에서는 아주 생소한 이 음악이 70년대에 메인스트림에 있었다는 건 대체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그런 씬이 구축되어 있다는 것 자체로 너무 부럽고, 부럽고, 부러워서 따라가고 싶습니다.

- 그냥 인류의 모든 문제를 논하고 있구나!

- 에코 기능으로 양쪽의 많은 사람들을 표현한 것 같았습니다. 최근에 생기고 있는 많은 갈등에 대한 생각이 납니다 . 비 온 뒤 땅이 굳는다지만, 적어도 제 주변엔 갈등이 적었으면 좋겠습니다.


For want of the price of tea and a slice the old man died


한 끼 사먹을 돈을 구걸했다는 이유로 그 노인은 죽었어


 스스로가 행한 폭력은 정당화될 수 있는 걸까. 이 곡은 날카롭게 인간 사이의 전쟁을 비판한다. 집단을 이뤄 서로에게 대항하고, 그 집단 내에서 마저 투쟁하는 인간. 그 거대한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신음하는 약자들. 그러면서도 노래는 한없이 유려해 명확한 대비를 띤다. 가까이서 본 비극은 결국 멀리서 본 희극이라는 걸 표현한 걸까? 슬프도록 아름답고 아름답도록 사무치는 트랙이다.



8. Any Colour You Like (3:26)


- 기타로 울부짖기.

- 굳이 앞 트랙이랑 나눈 이유가 궁금해요.

- 지금까지와 달라서 가장 의미심장하게 느껴지는 곡.


 유일하게 어떠한 대사도 없는 트랙.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을 고르라는 걸까, 내가 좋아하는 어떤 색이든 좋다니. 그렇다면 이제라도 내가 선택하면 내 삶은 다시금 그 지침을 바꿀 것인가? 여러 생각이 들게 만드는 트랙인 것 같다.



9. Brain Damage (3:46)


- 기타로 뇌 찢기.

- 취한 사람의 정신상태를 표현한 것 같아요.

- 참 슬프고 미친 것 같다.

- Dark side of the moon이 그래서 무엇을 상징하는 거지?

- 브레이크되고 훅 사운드가 쏟아질 때 심장이 덜컥 내려앉아요.

- 제목 그대로인 가사.

- 제 머리도 깨질 것 같습니다.

- 들으며 오아시스가 생각났다.


You lock the door and throw away the key


넌 문을 잠그고 열쇠는 던져버려


"There's someone in my head but it's not me"


"내 머릿속에 누가 있는데, 그게 나는 아니야"라고 말하며


 핑크 플로이드의 초기 리더 시드 배릿(Syd Barrett, 1946 ~ 2006)을 기리며 만든 곡. 정신분열증 증세가 심했던 그를 형상화한 곡인 만큼 매우 난해하고 오싹한 광기가 드러나는 트랙이기도 하다. 핑크 플로이드를 위해 헌신하다 정신병 증세가 심각해져 밴드를 탈퇴한 그는 오묘하게도 이 앨범이 말하는 메시지와도 잘 부합한다. 결국 인간은 스스로의 목표를 이루기 전에 거꾸러지는가? 그렇게 아스라이 먼 곳으로 떠난 동료들을 지켜본 핑크 플로이드 멤버들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멤버들은 어쩌면, 인간이 슬픈 피조물 숙명에서 벗어난 이후, 인간의 어두운 면에 깊숙이 가라앉아 있는 그를 만나러 가겠다, 그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10. Eclipse (2:10)


- Finale!

- 달의 뒷편에서 보자~

- 시적인 가사. 그래서 모든 상징과 비유를 바로 잡아내기 힘들다.

- 서로 정반대 성질의 가사들이 한 묶음으로 있어서 제목 Eclipse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 같은 꽉 채운 사운드.

- 베이스 드럼 같은 소리가 마지막까지 은은하게 남아 여운을 주는 것 같다.


There is no dark side of the moon, really


달의 어두운 면 따윈 없어, 사실


Matter of fact, it’s all dark


실은, 어둡지 않은 구석이 없어


 이 앨범을 마무리하는 트랙. 인간이 삶에서 느끼는 희로애락을 하나하나 나열한 후, 이 모든 것의 균형이 해 아래에서 조화롭지만, 달이 그를 가렸다고 한탄한다. 인간의 추악한 면모가 그 이상의 존재로 거듭날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것이다. 달의 어두운 면이 없다는 말은 어떤 말인가. 어두운 면이 있으면 밝은 면도 있을 테니, 달은 밝은 구석이라곤 없다는 뜻인가. 달은 정녕 어둠 속의 존재일까? 이 앨범의 인트로로 마무리되는 마지막 트랙은 공허히 지구를 공전하는 달처럼, 다시금 순환을 상징하며 일체의 각성 없이 관성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인간들을 상징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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