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영환 Nov 13. 2024

가을 꽃비

비가 내리는 계절은 


항상 사람의 마음을 수상하게 만든다. 


수상한 계절에 찾아 오는 비 만큼이나 


사람 마음을 심란하게 만드는 게 또 있을까 싶다.




저기 저 들판에 


가을 꽃비가 예쁘게 내리는 날엔 더욱 그러하지 싶다. 


가을 꽃비를 따라 나들이에 나선 이의 옷깃 사이로 


바람이 파고드는 날, 


늘 함께했던 사람이 


더 이상 옆에 없다는 사실에 


흐트러진 옷깃을 함초롬히 여민다.



바람이여, 이제 가을 꽃비를 고만 떨구소


앙상한 나뭇가지가 파르르 떨고 있는데, 


무에 더 떨굴 것이 있다고 


이토록 모질게 흔들어 되나요.



매거진의 이전글 수억 년의 신비를 간직한 두무진(頭武津) 비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