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라리 Jul 19. 2022

개인의 취향이 기준이 되는 것을
경계하라

일을 하다 보면 항상 답답한 순간이 있다.

'이게 맞는거야? 괜찮은거야? 좋은거야?'

이것을 판단해야 할 때.


세상만사가 수학문제처럼 답이 딱 떨어졌으면 좋겠지만,

하다못해 수학문제도 깊게 들어갈수록 정답에 대한 각종 이견이 있는데

답이 없는 문제에는 얼마나 더 많은 이견들이 있을지 상상하기도 싫을 정도이다.


특히, 마케팅 / 광고 / 디자인의 영역은 '정답'으로 규정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대부분 '판단'의 문제이다.


지금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일까?

우리에게 맞는 솔루션일까?

투여되는 노력, 예산 대비 기대효과가 높은 것일까?

etc...


각종 기준으로 요리조리 생각을 해 보고,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하는 문제가 많다.

결국 판단을 잘 내리느냐 못 내리느냐로 프로젝트의 운명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판단을 뒷받침해서 도울 수 있는 근거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

사실 세상의 모든 일은 이유나 근거를 따지기 어려운 것이 더 많다.

경험을 기반으로 한 예측, 그 예측을 기반으로 한 과감한 결단에서 비롯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Data Driven이 마케팅의 키워드였던 적이 있다.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더 정교해지고, 머신이 딥러닝을 통해 소비자를 이해하는 수준도 이전과는 다르게 깊어졌다.

세상은 그렇게 모두 데이터에 의해서 판단하는 것이 당연하고, 합리적인 것이라 여겨지는 듯 했다.


하지만 실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잘 알고 있듯이, 이 데이터에도 '해석'이라는 것이 추가되어야 의미가 생긴다.

데이터 그대로는 그저 숫자일 뿐, 이 데이터를 뜯어 보고 그 데이터의 흐름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과정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즉, 데이터 역시 해석자의 의도가 담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판단을 내리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하고 적절한 판단을 내리는 것, 그것이 역량 그 자체이기도 하다.

그러나 모든 판단에 있어서 경계해야 하는 것도 분명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개인의 취향'이다.


나의 취향이 공적인 비즈니스의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은, CEO만이 가능한 일이다.

나의 취향과 호불호는 비즈니스의 공식적인 판단 기준이 되어서는 안된다.

만약 그것을 판단 기준으로 삼고 싶다면, 어떻게든 명분을 붙여라.

그렇게 명분을 붙여 설득이 되는 취향이라면, 그것은 합리적인 의견이 된다.

그저 '별론데', '안 예쁜데' 따위의 피드백을 주며 결과물을 판단한다면, 모두를 혼란스럽게 하고 사기를 떨어뜨릴 뿐이다.


개인의 취향이 판단의 기준이 되도록 하지 말자.

그것을 가장 경계하며 살아가는 하루를 보내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개 같은 경험도 경험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