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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아 할아버지 Aug 23. 2024

[스토리’n 클래식] 2 - 한여름 밤의 꿈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극, 펠릭스 멘델스존의 서곡과 부수음악

로아야, 꿈이란 무엇일까?


꿈이란 우리가 잠을 잘 때 정신적인 활동이나 뇌의 활동으로 인해 일어나는 신비한 현상을 일컫는단다. 로아도 가끔 꿈꾸었다고 말하곤 하잖아. 사람들이 꿈을 꾸는 이유는 아직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고 해. 다만, 우리 마음에서 무의식적으로 원하는 것이 꿈으로 표현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할아버지도 공감이 간단다. 현실에서는 이룰 수 없는 바람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사람들은 현실적으로는 어렵지만, 자신이 이루고 싶은 것을 ‘꿈’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아닐까.


현실에서 이루기 힘든 꿈을 꾸는 일은 헛된 것일까? “꿈 깨”라는 표현처럼 그렇게 믿는 사람들도 있지만, 할아버지는 두 가지 이유로 긍정적으로 생각한단다. 우선은, 우리가 꾸는 꿈이 실현되지 못한다 해도, 꿈은 적어도 삶에 방향성과 활력을 주기 때문이지. 나이가 어릴수록 꿈은 크게 갖게 되니까, 로아가 성장하면서 마음에 품게 될 꿈은 실현 가능한 것보다는 실현 불가능한 것이 더 많을 것이야. 그래도, 그 꿈들로 로아는 마음이 설레게 될 것이고 마음을 키워갈 거야.

      

또 다른 이유는 꿈이 우리 삶에 긍정 마인드와 여유 있는 태도를 지니도록 해준다는 점이란다. 꿈꾸는 일 자체가 현실의 한계를 잠시라도 잊게 해주는 멋진 일이지. 하지만 꿈이 현실에서 좌초되어도 ‘그래 맞아, 꿈이었지’하고 가볍게 넘기는 긍정 마인드와 여유 속에 현실적인 대안을 소중히 하는 지혜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것이기도 해.


문학작품은 기본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보다는 실현 불가능한 것을 다룬단다. 작품 이야기에 꿈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이기도 해. 그런데도 사람들은 꿈을 다루는 스토리에 빠져들지. 작품 속 좌절된 꿈 이야기를 통해 위안을 받기 때문이야. 문학작품에서는 현실에서 가능하지 않은 꿈이 실현되는 경우도 많아서 작품을 읽으면서 사람들은 대리 성취감을 느끼기도 한단다.


문학작품에서 꿈을 다룬 것으로 할아버지는 셰익스피어의 희극인 <한여름 밤의 꿈>이 가장 먼저 떠오른단다. 셰익스피어란 분은 할아버지에게는 가장 훌륭한 작가이면서 할아버지의 꿈을 깨뜨린 분이구나. 할아버지가 고등학교 때 일이야. 글쓰기에서 1등 해서 전교생 앞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었거든. 그 일로 우쭐해진 할아버지는 자신이 글쓰기 재주가 있다고 믿게 되었지. 그런데 그 착각은 오래가진 못했단다. 우연히 한 희곡 작품을 읽게 되었는데, 얼마 읽지 않아 그 자리에서 스스로 ‘꿈 깨’를 외쳤거든. 그 희곡 작품을 쓴 사람이 셰익스피어였어. 대신, 셰익스피어와 같은 훌륭한 작가에 빠져들어 문학을 연구하는 사람이 되었구나.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이 세상에 나온 지 40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많이 읽히고 무대에서 공연되는 이유가 ‘꿈’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야.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한여름 밤의 꿈>을 비롯해 많은 문학작품에서 꿈이 펼쳐지는 장소가 숲이라는 점이야. 그것도 요정이 등장한다거나 신기한 일들이 일어나는 숲이지. 로아가 읽은 많은 동화에서도 신기하고 놀라운 일들은 숲에서 일어나지?




‘할아버지, 숲에 가고 싶어요.’

‘할아버지, 숲 이야기해 주세요.’     


요즈음 로아가 자주 할아버지에게 주문하는 말이지. 바다를 좋아하던 로아가 숲까지 좋아하게 되었구나. 로아에게 숲은 꿈속에서 만날 수 있는 신기하고 멋진 곳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얼마 전 함께 간 숲 속에서 로아는 휘둥그레진 눈으로 연신 사방을 두리번거리거나 노래를 흥얼거리고 어른들보다 앞장서 달리곤 했단다.



새소리와 매미 소리, 풀벌레 소리에 ‘저게 뭐지, 뭘까?’ 하며 눈과 귀를 쫑긋했지. 길섶에 핀 야생화를 만날 때마다 쪼그리고 앉아 쓰담쓰담해주었지. 요상하게 생긴 버섯 모양에는 깔깔대고 웃었지. 가던 길을 갑자기 멈추고는 고개를 숙이고 개미와 딱정벌레에게는 말을 걸더니, 뒤집힌 채로 발을 연신 꼼지락대는 풍뎅이를 보고는 심각한 표정을 짓기도 했지. 숲 속 냇가 이끼 낀 작은 웅덩이에 손을 담그고는 동화 속 무지개 물고기를 찾는 표정을 지었고.


이날 숲 속의 모든 것이 로아에게는 신기했던 것은 아닐까? <한여름 밤의 꿈> 무대 역시도 꿈같은 숲 속이란다. 그것도 요정이 나오는 숲이지. <한여름 밤의 꿈>은 1595년도에 영국의 극작가인 셰익스피어가 희곡으로 썼고, 이 희곡에 감동받은 독일의 작곡가인 멘델스존이 17세이던 1826년에 서곡으로 그리고 1842년에 부수음악으로 만들었단다.


할아버지가 <한여름 밤의 꿈>을 통해 들려줄 꿈은 3가지야. ①자아실현으로서의 허미아의 꿈, ②환상과 유머로서의 보텀의 꿈, ③사춘기 멘델스존의 음악으로 꾸는 꿈으로, 로아야, 기대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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