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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별 Nov 12. 2024

기억의 숲 02

팔과 다리가 늘어지게 기지개를 켜고 침대에서 내려온 나는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주전자에 물을 반쯤 담아 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을 깨운 향기의 출처를 찾으러 창문을 열었다. 창문 밖에서는 내가 이 마을에 와서 처음으로 보는 모습이 펼쳐지고 있었다. 바람의 리듬에 맞춰 꽃잎들이 부드럽고 우아하게 춤을 추고 있었다. 나는 꽃잎이 날리는 창문 밖으로 손을 뻗어 꽃잎들의 스윙에 맞춰 내 손을 휘저었다. 꽃잎들은 나의 손등에 입 맞추고 스쳐 지나갔다. 나풀거리는 꽃잎을 보면서 내 마음속에는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미소 짓고 있었다.

삐익~

물 끓는 소리에 나의 시선은 꽃잎에서 주전자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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