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기기운이 있어
여기서 콜록!, 저기서 에취이-
환절기부터 한겨울까지. 또 냉방병때문에 한여름에도 감기와 함께 공생하고 있는 인류.
요즘은 병원에 가서 제대로 된 검사를 받지 않는 이상, 감기, 독감과 코로나의 경계가 불분명하다보니
목이 컬컬하다 싶으면 바로 감기약을 찾아 냅다 입에 털어넣는 경우가 많아졌다.
예전에 감기에 걸리면 잠깐 아프고 나았는데
요즘은 뭐 누구한테 엄청 두드려 맞은 것 처럼 아프고, 나도 모르게 '혹시 코로나인가?' 라는 생각이 들다보니
감기기운이 돌면 무서워지는게 사실이다.
감기에 걸리면 우리는 몸과 마음이 바닥에 내리 꽂히는거 마냥 축축-처진다.
그렇게 축축 처진 몸과 마음을 좀 올려보고자
몸보신용 음식을 먹고 푹 자기도 하고,
비타민 C가 가득한 과일을 과다 복용해 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 중에 제일은
먹고 싶은 음식 찾아 먹고 (난 무조건 쌀국수)
자고 싶은 만큼 푸욱 자는 거.
백숙 냄비 속에 자리 잡은 닭고기 마냥 푸욱-삶아지는 느낌으로 자고 나면
그래도 그 다음날 개운한 느낌을 받으면서 다시 기분이 업! -되는 느낌.
과한 독감과 코로나만 아니라면 가벼운 감기쯤이야 이렇게 해치울 수 있다.
감기 비켜! 나 다운되게 만들지마! 처지고 싶지 않다고!
여러 언어를 공부하면 할 수록(모국어, 영어, 일본어 찌금, 스페인어 초큼, 러시아어 초큼)
'혹시 그 이야기가 맞지 않을까?' 싶은 순간이 있다.
원래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는 한 종류였는데
인간들이 높고 거대한 탑을 쌓아 하늘에 닿으려 하자, 하나님이 이 모습을 보고 노하여
언어를 여러 종류로 분리해서 인간들의 소통을 어렵게 했다는 이야기 말이다.
여러 나라 사람들이 교류를 하면서 서로에게 영향을 끼쳐서 일 가능성이 높겠지만
가끔 이런 말을 영어에서도? 엥? 이런 표현은 거의 생각이 똑같은 거 아냐?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감기기운이 있어. 감기에 걸려서 몸이 처지네." 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영어도 마찬가지이다.
"I feel like I'm coming down with a cold."
직역하면 "나 슬슬 감기때문에 몸이 처지고 있는 것 같은데..." 라고 할 수 있겠다.
come down은 기본적으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다'라는 뜻이다.
비행기가 추락하고 떨어질 때에도 사용될 수 있고,
무언가가 무너져 내리거나
비 또는 눈이 내릴 때에도 쓸 수 있다.
또, 머리가 어깨까지 내려온다고 표현할 때에도 이 동사구를 사용한다.
위에서 아래로 무언가가 툭-하고 떨어져 내려오는 느낌을 떠올리면
이 동사구를 잊지 않고 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 come down 내려오다 with ~와 함께
즉, 주어가 with 뒤에 있는 무엇때문에 축 처지고 내려가는 느낌,
질병에 걸려서 몸이 다운되고 아프다는 표현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come down with 질병
으로 기억하면 되겠다.
정확한 병명은 모르겠지만 왠지 몸이 안 좋을 때는,
I think I'm coming down with something.
뭔가 몸이 안 좋은 것 같아.
I have come down with the flu for 3 days.
나 삼일 째 독감으로 고생중이야.
I'm coming down with a sore throat.
목이 너무 컬컬하고 아파.
Can I take a half-day off today?
I think I 'm coming down with the flu.
저 오늘 반차내도 될까요? 저 독감에 걸린 것 같아서요.
우리 아플땐 참지 말고, 내 몸과 마음에 휴식을 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