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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크루즈에서 마지막 밤

by Ding 맬번니언

오늘은 디즈니 크루즈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다. 4일 동안의 마법 같은 시간이 이제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마지막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행복이는 크루즈에서 친구를 사귀었다. 그 친구들과 약속이라도 한 듯, 아침부터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배 안 곳곳에서 뛰어다니며 추억을 만들었다.


스티븐은 종종 일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노트북 앞에 앉아 이메일을 확인하다가도, 가끔 창밖으로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나는 캐릭터들과 사진을 찍기로 했다. 미키, 미니, 구피, 그리고 도날드까지 아이들처럼 줄을 서서 기다렸고, 사진 한 장 한 장이 마치 오래된 동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처음엔 조금 당황스러웠다.

아이도 아닌데, 어른이 되어 캐릭터 앞에서 포즈를 취한다는 게 왠지 어색하고 부끄러웠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크루즈 안에서는 그것이 자연스러웠다. 여기서는 나이도, 체면도, 시선도 중요하지 않았다. 최소한 이곳에서는 누구나 마음속의 아이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래서 나도 오늘만큼은 마음껏 웃었다.

미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고, 도널드가 내 어깨를 두드릴 때는 진심으로 즐거웠다. 그 순간 나는,
‘어른’이라는 단어로 덮어 두었던 내 안의 아이를 다시 만났다.


어쩌면 여행이란, 잃어버린 자신을 다시 발견하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오늘 나는 이 거대한 바다 위에서, 오랜만에 가장 순수한 나를 만났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 그리고 때로는 함께 디즈니 크루즈의 마지막 하루를 즐겼다. 서로 다른 시간 속에서도 이 배 위에서 흘러가는 마지막 빛을 마음속에 담았다. 나에게 디즈니 크루즈는 다시 아이처럼 꿈을 꾸라고 하는 것 같았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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