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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g 맬번니언 Nov 13. 2024

이번 생일을 준비하는 마음은 첫 돌 때와는 많이 다르다

오늘 아침, 스티븐이 해외 출장으로 떠나면서 행복이와 저, 단 둘이 일주일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혼자 아침을 준비하고 행복이와 하루를 시작하려고 하니, 두 가지가 제 눈에 들어오더군요. 첫 번째는 어제 가지고 온 수요일까지 숙제, 그리고 매일 읽기로 되어 있는 과제였어요. 솔직히 말해, 예전에 저라면 이 두 가지 과제를 다 해결하려고 무리를 했을 겁니다. 늦기 전에 숙제도 끝내고, 읽기도 마치고, 뭔가 완벽히 해내야 직성이 풀렸을 거예요.

하지만 이제는 행복이의 페이스를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모든 걸 한꺼번에 해내기보다는 아이가 부담 없이 즐겁게 학교에 갈 수 있도록 돕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된 거죠. 그래서 오늘 아침은 조금 힘을 빼고, 부담을 덜어주기로 마음먹었어요. 우선 가볍게 읽기 과제를 함께 마치고 나서 행복이를 학교에 보냈습니다. 아이가 혼자 아빠와 일주일을 보내는 일이니, 스스로 잘 해내는 것보다 마음이 편안한 상태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게 더 의미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예전의 저라면 어떻게든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끝내려 애썼겠지만, 이제는 그런 생각을 내려놓고 행복이의 속도에 맞춰주니 마음도 한결 가볍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조금 여유 있게, 행복이의 하루를 응원하면서 시작했어요. 앞으로 일주일 동안 우리 둘만의 여유로운 아침을 이어가려 합니다.

행복이를 학교에 보내고 나서, 이제 2주 남은 생일 파티 준비에 마무리 단계로 들어갔습니다. 사실 번 생일은 적당히 간단하게 하려 했는데, 성격상 그게 쉽지 않네요. 언제나처럼 어느새 정성을 다해 준비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올해는 행복이의 10번째 생일, 특별히 야광 테마를 잡아 The GlowZone에서 열기로 했습니다.

처음엔 부담을 덜고 간단히 넘기려 했지만, 테마가 정해지고 나니 자연스럽게 준비에 하나둘 더 신경 쓰게 되더군요. 그래서 야광 축구와 공 던지기 같은 스포츠 활동과 댄스파티까지 계획에 추가했습니다. 사실 이 정도에서 적당히 마무리할까 고민했지만, 행복이가 생일을 기대하며 지금까지의 파티들을 기억하는 모습에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그 기대에 부응하려고 조금 더 신경 쓰기로 했어요. 다만, 과거처럼 과하지 않으면서도 아이에게 즐거운 추억이 될 수 있도록 적절한 선에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솔직한 제 심정은, 이번 생일을 준비하는 마음은 첫 돌 때와는 많이 다릅니다. 첫 돌에는 모든 걸 완벽하게 준비하고 싶은 마음에 온 신경을 쏟았죠. 준비하면서 행복했지만 신경을 쓰는 만큼 스트레스 또한 많이 받았습니다. 그 후 해가 갈수록 아이파티가 더 화려해졌고, 어느새 저도 자연스레 아이의 생일 파티 준비에 익숙해졌어요. 하지만  저는 생일파티에 조금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조금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조금 힘을 덜 주고 무리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야광 테마를 정하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저를 보게 되네요. 그래서 이제는 과도한 부담을 피하고, 행복이가 기대하는 만큼은 채워 주면서도 제가 지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보려 합니다.


내년에는 조금 더 간단하게 준비할 계획이지만, 아이가 자라며 기대가 커지니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무엇보다 행복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추억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싶습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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