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가 ADHD 진단을 받고 약을 먹기 시작한 지 어느덧 일주일이 흘렀습니다. 처음에는 믿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니,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내 아이에게 이런 일이 왜?”라는 마음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작은 변화들이 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약을 먹고 난 뒤, 행복이는 조금 더 집중하는 듯했습니다. 학교 숙제를 할 때 그토록 어려워 보이던 모습이 한결 나아졌고, 친구들과의 놀이 시간도 좀 더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제게 이런 변화는 마치 조용히 내리는 첫눈처럼 느껴졌습니다. 작은 기적처럼요. 그럼에도 제 마음속 어딘가는 여전히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약의 효과를 눈으로 보면서도, 받아들이는 일은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였습니다. "정말 이 길이 맞을까? 행복이가 스스로 잘 해낼 수는 없을까?"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솔직히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행복이를 위해 마음을 열기로 결심했습니다. 약이든, 치료든, 더 나은 환경이든, 행복이를 돕는 모든 수단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요. 아이를 위한 선택이 제게는 두려움으로 다가왔지만, 그 두려움 속에서도 분명한 것은 하나였습니다.
행복이는 제 삶의 가장 큰 기적이고, 저는 그 기적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사실.
행복이가 ADHD라는 이름표를 달고 살아가야 한다고 해서 그가 부족한 아이는 아닙니다. 오히려 그가 세상에 줄 수 있는 특별한 빛을, 저는 더 빛나게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그렇기에 오늘도 제 마음속에서 조금씩 불안감을 덜어내고, 용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행복이를 통해 제가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우리가 무엇을 잃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어갈 수 있는가를 바라보는 힘입니다. 이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이제 막 시작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행복이와 함께하는 여정은 비단 그 아이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이 여정에서 제가 배운 것은 제 자신을, 그리고 우리 가족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는 법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