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29.2025
함부로 무기력해지지 마세요.
네가 뭘 알아.
아니에요. 알아요. 아니야 몰라도요.
그럼. 제발 무기력해지지 마세요.
아무것도 못하겠다 내려놓기 전에
바닥에 몸을 뉘우기 전에
나를 무기력으로 데려간 그전의 감정을 떠올려보세요.
분노였나요?
슬픔이었나요?
죄책감이었나요?
아님 이 모두였나요?
무엇이 되었든.
무기력은 감정이 아니니까요.
그전에 무엇을 느끼고 있었는가 가만 살피고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어떤 방식이 되었든 그것을 표현하게끔 해주세요.
도저히 못 일어나겠다고 생각이 가장 끝으로 치달을 때쯤. 온몸이 부서질 듯 아픈 것 같고 바닥으로 끝없이 가라앉아 삼켜져 버릴 것 같다고 느낄 때쯤
눈을 꾹 감고 어둠 속에서 둥둥 떠있는 빛을 잡듯.
하나.
를 외치며 일어나 봅시다.
그리고 일단 몸을 일으켜 걸음을 옮겨봅시다. 걸음을 옮겨 다시 바닥에 눕게 되더라도 다시
하나.
를 외치며 일어나 봅시다.
그렇게 하나. 하나. 하나. 가
한 끼의 밥을 먹게 하고
한 줄의 책을 읽게 하고
하나의 선을 긋게 하고
오늘은 그렇게 하나를 만들겠지만
오늘 내일 모레 쌓이다 보면
하루의 식사, 한 권의 책, 한 장의 그림을 그리게 되겠지요.
제가 참 좋아하던 지금은 고인이 된 가수이자 인생선배가 했던 말 중에
인생은 원래 끝없는 가시밭길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그래서, 우리가 살면서 배워야 하는 것은 가시밭길일 때도 웃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가시밭길 진흙길은 우리가 살아가는 평생 동안 끝없이 이어지고, 가시밭길이 광활하게 펼쳐질 거라고 포기하면 편하니, 뚫고 가자고. 말해주었던 그 낮지만 강했던 그의 목소리가 생각납니다.
지금보다 상황이 조금 좋아지면,
조금 나아지면 일어날 거야라고 한다면,
우리는 아마 평생 일어나기 어렵겠지요.
다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진흙탕에서 뒹굴고 가시밭길에 발이 피투성이가 되더라도
어차피 그런 거,라고 생각해 버리고, 저 같은 사람 하나 둘 옆에 두고 뚫고 나아간다면, 우리는 일어날 수 있고 끝내 지금 자리에서 나아가겠지요.
오늘은 자꾸만 가라앉는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자, 어디엔가 있을 저 같은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썼습니다. 오늘도 하나. 그리고 기어이 쇠사슬찬 발을 움직인 우리에게 박수를. 그렇지 못했다면 내일을 위해 박수를. 그리고 오늘은 편히 눈감고 그 안의 불을 끄고 주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