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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 Jan 29. 2023

과장 되기 싫어요 그냥 대리 할래요

우울 너머 불안

불안한 마음이 지속 되었던 건 한달쯤 되었으려나

그 시작은 어디서 부터였을까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 벌써 5년차가 되었다

연차만 쌓이면 승진이라 5년차에 과장 직급을 달았다

올해 연봉을 결정한 자리에서  꽤 만족스러웠고 앞으로 조금 더 탄탄한 경제생활을 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과장이라는 직급이 내키지않았다

그리고 새로 함께 일하는 직원들도 마음이 가지않는다

승진 한 지 한달이 다 되어가지만 단 한번도 나를 과장이라고 인정하지 않고 있다 내가 그 타이틀에 맞는 사람이 아니라고 느껴져서이다


내가 생각하는 과장이란.

 나의 첫 사수였던 과장님이 떠오르는데 모든걸 알아서 척척 진행하고 책임감 넘치고 아래 후배들을 잘 이끌고 업무에서도 실수를 하지 않으며 단단한 모습.

지금은 나는 그것과는 거리가 매우 멀어보인다


최근들어 이전에 하지 않았던 실수도 잦아졌고, 모르는 것도 너무 많고, 놓치는 부분도 많고, 함께 일하는 세무사님에 비해 나는 너무 턱없이 작아보이고 심지어는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이 틀린 것 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자격지심 일까


처음 직장에 들어왔을때 함께 일하던 세무사님들은 나보다 7-8살은 많으셨고, 그들을 보조하고 서포트 하는 역할임을 알고 들어왔기에 아무런 거리낌이나 거부감이 없었다.

하지만 연차가 점점 쌓여가고 점점 더 어린 세무사님들이 들어오게 되면서 이제는 나와 동갑인, 나보다 어린 세무사님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연차는 내가 더 많지만 그들은 일반 직원이 아니라 세무사이기때문에 잔일들이나 잡무들은 내가 맡아서 하는데 이것에서 불편함을 느낀지는 3개월 정도.


불편함의 이유는 정확하진 않지만 유추하기로

첫번째는 연차가 계속 쌓여도 나는 항상 같은 수준은 업무, 잡무를 하고 있음에서 오는 무력함.하찮음.

두번째는 나에게 잡무 지시를 하는 사람이 동갑이거나 혹은 나보다 어리기 때문에서 느껴지는 알량한 마음.


두번째 이유때문에 내가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이라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무엇이라고.

같은 나이에 다른 위치, 앞으로 그려지는 미래, 학력 때문에 나 자신과 계속 비교하게 되면서 내가 더 낮은 사람이라고 생각되어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인지 싶다


다른 사람임을 인정하고, 비교되는 내 마음이 기분 나쁘다면 자기발전을 하여 더 높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하고, 내 위치를 잘 알아야하는데

그저 표면적으로 느껴지는 것들에 불편해하고 불만인 내가 싫다. 그런 좁은 마음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알량하다.


그리고 요즘들어 일을 하면서 예전에는 하지않던 작은 실수 들이나 5년차라면 가뿐히 해야할 업무들도 여태 잘 해왔었는데 버벅거리거나 잊어버리는 경우도 많아졌다. 최근 한달 동안에는 새로 들어온 직원에게 내가 알려주거나 답변했던 일들이 그렇게 하는 것 아니라고 컨펌을 받거나, 내가 3년전에 업무처리 했던것이 알고보니 잘못처리 되어있었다거나 하는 일들과 겹쳐져 누군가에게 무엇을 알려주는 것이 두려워졌고 나조차도 믿기 힘들어졌다.


객관적으로 최근의 나 자신을 돌이켜봤을때도 이상하다 어딘가 나사가 하나 빠져있는 느낌이다

믿음직스럽고 일잘하는 S대리가 아니다


나조차 이렇게 느끼는데 주위 동료들을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싶고, 동료들도 과장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 같고, 나는 더 작아지고 한심해보이기까지 한다.


이전이라면 그저 스쳐지나갔을만한 작은 실수라도 한 날에는 하루종일 아니 이삼일은 그 생각에 불안해하고 잠을 못이룬다. 꿈에서도 괴롭다. 심지어는 스쳐지나갔던 날들의 작은 실수들와 말들까지 세세히 기억나면서 모든 과오가 어깨를 짓누른다. 심장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다. 작은 눈송이 같은 실수가 나에게는 커다란 눈덩이 처럼 느껴져 쌓이고 쌓여 숨을 턱 하고 막아버린다.


이 불안함과 무거운 마음이 또 내일의 실수를 만들 것 같아 두렵다. 회복하려고 공부도 하고 앞으로 어떤 미래를 만들어가야할지 고민도 해보지만 매일 출근해서 대부분의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내는 내게는 마음의 돌덩이가 그리 쉽게 꺼내어지지 않는다.

불안이 불안을 낳고 있다. 데미지는 점점 커진다.


이런 마음과 생각을 글로 풀어놓으면 조금 편안해지지않을까 싶었고 감정이나 불안한 마음변화를 기록해 보려고 한다.


우울증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불안증세까지 찾아와 하루종일 다운된 상태로 지내고 있다.

마음의 장벽이 다시 얇아졌다보다.


차라리 조울증 같던 작년의 내가 더 행복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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