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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린다에레스 Dec 08. 2022

엄마를 2년 반 만에 만나러 간다 1

코로나 19로 인해서 가까워도 만나지 못했다

내 인생 30여 년

짧지만 그 시간 동안 많은 전염병이 오고 갔던 것 같다

사스, 메르스, 신종플루


모두 무시무시한 전염병이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하진 않았던 것 같다


코로나19는 정말이지 이전의 어떠한 전염병보다도 확산세가 강했고

모든 연결과 사람을 단절시켜버렸다


코로나 19로 인해서 병원에 있는 엄마와 더는 만날 수가 없었다

사실 엄마는 일반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아니다

혼자서는 통화도 일상적인 이야기도 할 수 없게 된 지 오래되었다


코로나19가 아무리 심해도 환자와 보호자 간에 어느 정도의 소통은 가능했지만

그 이야기는 나에게는 엄청나게 꿈같은 이야기였다


코로나가 시작되고 나서 엄마를 처음 만난 건

2020년 4월, 엄마가 피를 토해서 종합병원 응급실에 검사를 받게 되었을 때였다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면 그때는 코로나가 이만큼이나 심각해지기 직전이었던 것 같은데

그날 엄마가 대학병원으로 검사를 받으러 응급차를 타고 가는 그 길에

뼈밖에 남지 않은 엄마의 모습을 몇 개월 만에 마주한 거였다


엄마가 입원해있었던 병원에서는 타 병원으로 검사를 받으러 가는 환자에게 마스크 하나 씌워주지 않았고

다행히 차에 마스크 여분이 있어서 엄마에게 마스크를 씌워주고 이동하는 응급차 속에서

엄마가 제대로 말 못 하고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환자라고 이런 대우를 받게 하는지

너무 속상해서 눈물만 삼켰다


대학병원으로 검사를 받으러 응급실에 도착했어도- 2시간 동안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추운 외부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기다려야 했다


코로나가 막 확산되기 시작할 즈음의 응급실은 정말 어수선했는데

다행히 엄마는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고 간단한 처치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였다


거동을 할 수 없는 상태라 365일 침대에 누워서만 지내는데

누워서만 지내다 보니 장이 막혀 있는 상태였던 것

예전에도 엄마 대소변을 다 받아내고 병원에서 몇 주 간병하며 지낸 적이 있지만

그 어수선한 응급실에서 엄마에게 관장을 해가며 혼자 돌보기엔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어디가 아프다 얘기할 수 없는

다른 환자나 보호자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게 되는 상태라

보호자로서 그런 엄마를 챙기기에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아무튼 그날 응급실에서 엄마와 만난 이후로

2년 반 동안 목소리도 얼굴도 들을 수 없었는데


드디어 2년 반 만에 엄마와 면회할 수 있는 날짜가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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